SK텔레콤 휴대전화 생산 기존업체 『공급과잉』반발

  • 입력 1998년 10월 24일 19시 25분


국내 최대 통신서비스 업체인 SK텔레콤이 휴대전화 단말기 생산을 놓고 삼성 현대 LG 등 기존 단말기 제조업체와 극한 대립을 빚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일본 교세라와 자본금 3백78억5천만원 규모의 합작투자회사인 SK텔레텍(SK텔레콤 72.5%, 교세라 27.5%)을 설립, 12월초부터 단말기생산을 개시한다. 생산규모는 년 10만대선.

이와관련, 기존 업체를 대변하는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강진구·姜晉求)는 22,23일 신문광고를 통해 “국내 휴대전화 서비스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텔레텍에서 생산한 제품을 편파적으로 구매하면 경쟁력이 취약한 상당수의 기존업체가 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생산 중단을 촉구했다.

진흥회측은 “전기통신사업법 11조는 원칙적으로 통신 서비스업체의 장비제조업 진출을 제한하고 있으나 SK텔레콤은 자회사를 통해 편법으로 추진하고 있어 사실상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단말기업체들도 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SK텔레콤의 휴대폰 생산을 저지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특히 SK텔레콤 단말기 수요의 60%가량을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2차 구조조정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SK의 신규진입은 구조조정에 완전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기존 업체의 이같은 반발은 국내 최대 휴대전화 단말기 수요처인 SK가 자체 공급으로 이를 충당할 경우 기존 3사가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삼성이 애니콜브랜드로 국내 휴대폰시장의 절반 가까이 점유하고 있으나 서비스업체들이 원하는 품질의 휴대전화를 공급하기 보다는 값올리기에 급급해 서비스업체들이 그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왔다”며 일축.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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