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탤런트 「키위」 탄생…연말 KBS 데뷔

  • 입력 1998년 6월 12일 08시 29분


가수, 모델, 소설가, 대학 홍보요원…. 차츰차츰 활동영역을 넓혀온 사이버 인간이 TV에까지 진출했다.

KBS 기술연구소 영상연구팀이 11일 PD들을 대상으로 연 시연회에서 첫 선을 보인 사이버 탤런트 키위가 그 주인공.

영상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신성용 박사팀이 1년간의 공동연구끝에 탄생시킨 사이버 탤런트는 올 연말쯤 TV에 등장하고 내년부터는 고정 프로를 맡아 진행하게 된다.

이 사이버 탤런트는 기존의 사이버 인간보다 한 단계 발달된 기술의 산물. 디자이너가 동작을 그려주는 ‘키프레임’기법을 넘어서서 사람의 몸에 센서를 부착한뒤 움직이면 그 동작이 데이터로 컴퓨터에 입력돼 사이버 탤런트의 동작을 만들어내는 ‘모션 캡쳐’기법으로 움직인다. 얼굴 표정 역시 사람 얼굴에 센서를 부착해 근육의 움직임을 사이버 탤런트의 표정변화로 연결시키는 ‘표정 캡쳐’기법을 사용해 만들어낸다.

센서를 부착한 사람의 움직임과 사이버 탤런트의 동작을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으며 동시 합성으로 생방송도 가능하다. 예컨대 사이버 탤런트가 MC를 맡거나 시청자 전화를 직접 받는 것도 가능해진다.

탤런트 최지우의 얼굴을 닮은 사이버 탤런트 키위는 아직까지는 실험모델 단계. 영상연구팀의 변혜원씨는 “진짜 사람같은 모습보다 우스꽝스러운 면이나 특징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독창적인 캐릭터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탤런트의 등장을 바라보는 MC들의 느낌은 묘하다. 한 아나운서는 “구조조정의 태풍에 몸살을 겪더니 이제는 사이버 탤런트에게 밀려나는 것 아닌가”라며 심란한 표정이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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