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살 수 있는 ‘제2의 지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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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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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A, 600광년 떨어진 행성 ‘케플러-22b’ 발견

지구와 온도가 비슷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슈퍼 지구’ 행성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주망원경을 통해 지구로부터 약 6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 ‘케플러-22b’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행성을 발견한 우주망원경 이름을 땄다.

‘케플러-22b’는 지금까지 ‘골디락스(Goldilocks) 지대’에서 발견된 행성 중에는 가장 작은 것이지만 지구 지름의 2.4배에 달하며 온도는 생명체가 살기 적당한 약 22도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NASA는 밝혔다. 골디락스 지대는 중심별과의 거리가 적당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아 생명체의 거주가 가능한 온도대를 가리킨다.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의 곰’에서 주인공 금발(goldi+locks)소녀 골디락스가 곰들이 끓여 놓은 죽들 중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죽을 맛있게 먹은 데서 비롯된 용어다.

NASA 케플러 연구팀은 공전주기가 290일로 지구와 비슷한 이 행성이 중심별을 지나가는 것을 망원경으로 세 차례 관찰해 존재를 확인했다고 했다. 윌리엄 보루키 연구팀 총책임자는 “운이 좋았다. 우주망원경으로 관찰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처음 행성의 존재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케플러 망원경은 태양계 밖에서 생명체가 살 만한 지구 크기의 행성을 찾는 NASA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2009년 3월 델타-2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망원경은 15만여 개의 별을 대상으로 그 앞을 지나가는 행성 때문에 생기는 밝기의 차이를 관찰해 간접적으로 행성의 존재를 유추하고 있다.

골디락스 지대에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이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은 그동안 나왔지만 실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월 과학회의에서 생명체 서식 가능 행성을 54개로 추정했으나 현재는 48개로 후보군이 줄어든 상태다. 이 가운데 케플러-22b가 최초로 확인된 행성이다.

학자들은 이 행성을 구성하는 성분이 지구처럼 암석인지, 아니면 가스나 액체인지 알지 못하지만 이 행성의 발견으로 ‘또 다른 지구’를 찾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제프 마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우리 호모사피엔스가 집(지구)과 비슷한 별을 찾기 위해 했던 항해 중 가장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말했다. 연구팀 소속 과학자인 더글러스 허진스 씨도 “이번 발견은 지구의 쌍둥이를 찾아가는 길의 주요한 이정표나 다름없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행성은 600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현재 인류 기술로 가기에는 어렵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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