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뇌출혈 초등생 김범석군, 각막기증

  • 입력 2004년 11월 23일 18시 40분


‘나의 꿈은 제빵사입니다. 맛있는 빵을 만들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싶습니다.’(김범석군의 일기)

뇌출혈로 쓰러진 지 2주 만에 세상을 떠난 11세 어린이가 시각장애인 2명에게 각막을 나눠줬다.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는 22일 숨진 김범석군(11·서울 도림초등학교 6학년)의 부모가 평소 봉사활동과 이웃돕기를 좋아했던 김군의 뜻을 기려 사후에 각막을 기증해 2명의 시각장애인에게 각각 이식했다고 23일 밝혔다. 운동본부 이지선 간사는 “김군이 평소 공원청소 등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다른 사람 돕기를 좋아했다고 한다”며 “어려운 이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아들의 뜻을 기려 부모가 기증 의사를 밝혀 왔다”고 전했다.

김군은 8일 학교에서 뇌출혈 증세로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2주간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22일 숨졌다. 태권도를 좋아한 김군은 쓰러지기 얼마 전 검은 띠를 따고 한없이 기뻐했다는 것.

23일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열린 발인 예배에서 김군은 수의(壽衣) 대신 깨끗이 다려진 태권도복을 입고 이 세상에 작별을 고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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