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4]부시-케리 軍경력 비방 광고전쟁 돌입

  • 입력 2004년 8월 18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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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의 쟁점이 알 카에다의 테러공격 논란인 ‘북풍(北風)’에서 ‘병풍(兵風)’ 논란으로 옮겨 붙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이 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활약상을 폄훼하는 TV 광고를 내보낸 게 발단이었다. 케리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단체 ‘무브온’(MoveOn.Org)은 17일부터 이 광고가 방영되는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위스콘신 등 3개 주에서 부시 대통령의 군 경력에 의혹을 제기하는 ‘맞불’ TV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만약 미 중앙정보국(CIA)과 관련된 ‘안풍(安風)’ 문제만 가세한다면 한국 선거판의 구태(舊態)가 그대로 미 선거판에서 재연되는 셈.

그동안에는 부시 대통령의 군 복무 기피 의혹만 제기됐다. 그러나 참전용사들이 등장하면서 케리 후보의 군 복무 문제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부 참전용사들은 케리 후보가 무능했고, 훈장을 받은 계기가 됐던 베트남에서의 부상도 자신의 총을 오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 호프먼 전 해군소장은 뉴욕 데일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케리 후보의 전력을 다 알고 있으며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브온은 “부시 대통령은 국가 방위대에 입대하기 위해 아버지를 이용했고, 근무지 이탈 의혹이 있는 등 군복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며 “그런 그가 자원입대해 베트남에서 고귀하고 영웅적으로 복무한 케리 후보를 공격하는 광고를 허용했다”고 부시측을 비난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를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병풍 논란이 불거진 것도 눈길을 끈다.

북풍 논란이 일어났을 때 안보에 약하다는 지적을 우려해 침묵을 지켰던 케리 후보가 적극적으로 안보 문제에 목소리를 낸 것. 부시 대통령이 16일 해외주둔 미군 6만∼7만명을 귀환시킬 것이라고 발표하자 케리 후보가 이를 전면 비판한 것도 이 같은 기류 변화를 보여준다. 케리 후보는 그동안 ‘취약 과목’으로 한발 뺐던 안보 문제를 정면 돌파해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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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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