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와대, 사실 왜곡 사과하고 책임져야

동아일보 입력 2004-07-13 18:58수정 2009-10-0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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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계획에 대해 본보가 “낯부끄러울 정도로 지지 입장을 밝혔다”는 ‘청와대 브리핑’의 보도가 사실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는 오히려 사설과 각종 관련 기사를 통해 수도 이전이 졸속 추진될 경우 초래될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신중히 결정할 것을 촉구했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실무부처 책임자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청와대는 명백한 사실 왜곡에 대해 사과하고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의 생각과 입장을 국민에게 직접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청와대의 공식매체가 이런 식의 허위 보도로 ‘80년 역사’를 지닌 신문의 명예에 상처를 주고, 독자와 국민을 호도할 수 있는 것인가. 이것이 과연 이 정부가 말하는 참여와 개혁의 모습인지 묻고 싶다.

청와대가 굳이 ‘오욕(汚辱)의 언론사(史)’를 되넘겨보고 싶었다면 편견 없이 정확히 봤어야 했다. 혹독한 유신(維新) 치하에서도 나름대로 비판과 견제를 위해 노력했던 신문보다 수도 이전은 물론 최고통치자의 결정이라면 무조건 지지하기에 바빴던 다른 많은 매체들이 오늘날 과연 어떻게 변해 있는가를 먼저 살폈어야 했다. 국민을 상대로 직접 대화한다면서 그 정도의 역사의식과 균형감각도 없다면 누가 ‘청와대 브리핑’을 신뢰하겠는가.

망외(望外)의 소득은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본보와 일부 언론의 비판을 의식해 청와대 안에 별도의 임시 행정수도 건설사업단을 구성하는 등 사업 추진에 극도로 신중을 기했다고 한다. 처음엔 못마땅해 했지만 비판이 언론의 책무임을 인정하고 겸허히 수용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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