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주식-부동산투자 허용…당정, 내년부터 적용키로

  • 입력 2003년 8월 22일 18시 26분


코멘트
국민연금 등 59개 연금 및 기금의 주식 및 부동산 투자가 내년부터 본격 허용될 전망이다.

정부와 민주당은 22일 정세균(丁世均)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참석한 당정 협의회에서 기금관리기본법의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원칙금지·예외허용’ 규정을 삭제하기로 합의했다.

당정은 올가을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을 개정하고 내년부터 이를 적용할 방침이다.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도 연기금이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방침이다.

변재진(卞在進) 예산처 기금정책국장은 “저금리가 지속되는 등 금융시장 여건이 변한 점을 감안해 기금관리 주체들에게 자율적인 자산운용을 보장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을 바꾸기로 했다”며 “조만간 한나라당과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식(金成植) 한나라당 제2정조위원장은 “연기금의 돈이 원칙적으로 주식투자에 사용될 수 있는 물꼬를 터주기 위해 올해 안에 관련 법조항을 고치는 데 찬성한다”며 “다만 주식시장이 안 좋아져 연금적자가 생길 경우 등에 대비한 보완장치를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현재 59개 연기금의 여유자산 157조원 가운데 주식에 투자된 금액은 6조6000억원으로 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석준(李錫駿)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은 “기금관리기본법안에 주식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조항이 들어있어 기금운용자들 사이에서 마음 놓고 주식투자를 할 수 없다는 불만이 많았다”며 “이번 법개정으로 내년부터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율이 상당히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연기금의 중장기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기금운영자의 책임을 다소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연기금 여유자금의 운용실적 평가기간을 현재 1년 단위에서 내년부터 2,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