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저편 235회…강의왕자(11)

  • 입력 2003년 2월 5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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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숨을 들이쉴 때마다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아픔이 폐 속에서 요동친다…아이구 아야!…날 좀…살려다고…이상하다…목소리가 몸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몸속에서도 울리지 않는다…누가…좀 살리도….

인혜는 겨우 울음을 멈추고 눈을 뜬 아이를 들쳐 안고 젖을 물렸다.

…들린다…쪽 쪽 쪽 쪽…젖 빠는 소리다…젖 냄새도…난다…맡을 수 있다…춥고…어두운…얼음골 안에 있는 것인가…감고…뜨고…눈을 감아도 떠도 다를 것이 없다…캄캄한 어둠…감고…뜨고…감고 있는 것인지 뜨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눈이 있는지 없는지도…불을 좀 밝혀라…불을….

“…그래도 알리는 편이 안 낫겠나”

우철은 동치미를 아삭아삭 씹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인혜는 남편을 쳐다보고 말했다.

“암만 배다른 동생이라도,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다 아이가…얼굴이라도 한 번 보게 해줘야제”

“어머님 생각을 좀 해보이소…달리 알릴 친척은 없습니까?”

“어무이한테 아버지쪽 친척은 한 명도 없는지 물어본 적이 있기는 한데…. 어무이는 하나도 모르고 있더라, 어디서 태어났는지, 부모님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냐…손…발…여기저기서 손발이…나를 몰아내려고 야단이다…등을 떠밀어…바깥으로…아아 힘이!…힘이 없다…아이구…내를 몸밖으로 밀어내려고…똥 취급을 하네…닦달하지 마라…밀지 마라…그래 안 해도 나간다…잡아당기고…떠밀리고…뭉개지고…처박히고…아이구, 아야야야….

“안 물어봤는갑지예”

“물어는 봤는데, 얘기할 때마다 조금씩 달랐다고, 사실은 얘기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라고 그카시더라. 하고 싶지 않은 얘기는 듣고 싶지도 않다고”

“지 같으면 못 참습니다. 부부란 것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같이 하는 것 아닙니까…”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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