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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15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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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삶의 터전을 버리고 해외 이민도 가고 ‘기러기 아빠’만 남기고 엄마와 아이가 해외 유학길에 오르기도 한다.
요즘에는 특정 지역에 ‘좋은’ 학원이 많다는 이유로 ‘집단이주’ 현상이 나타나면서 그 지역 아파트값이 폭등하기도 했다.
실제 우리 국민 10명 중 5, 6명(55%)이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좋은 학원이 많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고 밝혔고, 현재 자녀가 초중고생인 응답자는 66%가 그러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갈 수만 있다면 자녀교육을 위해 ‘이민이라도 가고 싶다’는 국민이 40%에 이르고, 37%는 ‘엄마와 아이만이라도 외국에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동아일보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비존이 7일 전국의 20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복합전화여론조사(멀티텔레서베이·Multi-Tele-Survey)에서 나타난 것이다.
부모들의 이러한 생각은 공교육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교육에 대해 ‘만족한다’는 부모는 32%에 그쳤고 ‘보통이다’ 49%, ‘불만족한다’ 19%였다.
학교교육에 불만이라는 응답자들은 특히 ‘교육제도와 교육정책’(15%, 자유응답), ‘교사의 자질·능력’(14%)에 대해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사교육 비중이 너무 높다’(10%)는 점과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인성교육 부재’(9%)에 대한 불만도 지적됐다.
이들이 초중고생 자녀에게 지출한 사교육비는 지난해 자녀 1인당 ‘월 11만∼20만원’이 27%, ‘21만∼30만원’이 22%로 한달 평균 26만6000원 정도였다.
지출된 비용은 초등학생(25만9000원)과 중고생(27만7000원)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다.
또한 대부분의 응답자(85%)가 올해에는 사교육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에 대해서는 55%가 ‘들어보았다’고 응답했다.
수험생들이 시험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이 개편안에 대해 응답자들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는 등 좋은 점이 더 많을 것’(37%)이라는 기대보다는 ‘시험과 연관된 특정과목의 공부에만 매달리고 학교보다 사교육에 치중하게 되는 등 부작용이 더 많을 것’(52%)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많았다.
나선미 전문위원sunny6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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