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세계스타/모리스그린]"金-세계新 두토끼 사냥 목표"

  • 입력 2000년 8월 16일 19시 19분


‘올림픽 정복만 남았다’.

1999년은 모리스 그린(26·미국)에게 최고의 해. 칼 루이스(미국)와 도노반 베일리(캐나다)이후 새로운 스타를 갈구하던 세계 육상계에 그린은 육상의 역사를 뒤흔드는 2개의 대기록을 수립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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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6월 아테네육상대회 100m에서 9초79로 새로운 세계기록(종전 기록 9초84·베일리·96애틀랜타)을 수립하며 난공불락으로 간주되던 ‘9초8’의 벽을 단숨에 깨뜨린 것. 1912년 도널드 리핀콧(미국)이 100m에서 첫 공식 세계기록(10초6)을 수립한뒤 68년 짐 하인즈(미국·9초95)가 10초벽을 무너뜨리기까지 56년이 걸렸고 이어 91년 칼 루이스(9초86)에 의해 ‘9초9’의 벽이 깨지는데 23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9초8’의 벽이 무너지는데는 단 8년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그린은 이어 8월 세비야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9초80으로 100m에서 우승한데 이어 200m까지 석권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m와 200m를 동시에 석권한 선수로 기록됐다.

그린이 육상 단거리에서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아니다. 캔자스시티출신의 시골뜨기인 그린은 95년 전미선수권대회 100m에서는 2위에 그쳤고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미국대표 선발전에서는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린은 올림픽예선 탈락 직후 캘리포니아주립대 코치로 근무하며 최고의 지도자로 꼽히던 ‘존 스미스사단’에 합류한뒤 비로소 자신의 재능을 활짝 꽃피울 수 있었다.

1m80의 키로 순발력에선 다소 뒤지지만 칼 루이스의 발목과 벤 존슨의 대퇴근력, 베일리의 종아리근육을 함께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그린.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순항하던 그린은 7월 올림픽 미국대표선발전 200m 도중 종아리근육부상으로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하기도 했으나 1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벨트클라세골든리그대회에서 9초94로 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과연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기록단축 행진을 이어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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