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밀입국 기도 탈북자 7명 국경수비대에 체포 중국 추방

  • 입력 2000년 1월 7일 19시 53분


북한 탈출 주민 7명이 지난해 11월 중국을 통해 러시아로 입국하려다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체포된 뒤 지난해 12월30일 중국으로 추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 외교소식통은 7일 “러시아정부와 이들 탈북자들의 3국정착 문제를 교섭하고 있는 중에 러시아 국경수비대가 (본국 외교부와 협의 없이) 러-중 국경조약에 따라 이들을 중국측에 넘겨줬다”며 “이들의 제3국 정착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러시아정부측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명하는 한편 중국정부에 대해서도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지 않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외교통상부 장철균(張哲均)대변인은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어서는 안된다는 기본입장 하에 이들을 인도적으로 대우해 줄 것을 중국측에 요청했다”며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대해서도 탈북자들의 제3국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이날 발간된 영자지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법률에 따르면 불법 월경자는 상대국으로 돌려보내게 돼 있다”며 “탈북자들을 면담한 UNHCR도 이들에 대해 공식 난민지위 부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외교소식통들은 “UNHCR가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했으나 난민지위 부여에 대해 최종 권한을 가진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들 탈북자는 20대 청년이 대부분으로 이중 1명은 13세의 소년이며 모두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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