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일가/뒷얘기]『在美교포 물심양면 지원 큰 도움』

  • 입력 1996년 12월 10일 08시 30분


9일 서울에 도착한 金慶鎬(김경호)씨 일가의 「44일간 탈출드라마」뒤에는 김씨의 부인 최현실씨 가족이외에도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일가는 미국에 있는 최씨 가족만 믿고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들어간 뒤 이미 알려진대로 조선족 동포들의 도움외에 재미동포기업인과 교회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들 탈북가족이 중국공안당국의 눈길과 북한체포조들을 피해 홍콩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해외동포 사회의 도움으로 가능했다고 관계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일가가 생전 처음 만난 동포들의 도움을 받으며 홍콩을 향하여 목숨을 건 남하(南下)를 계속하는 동안 김씨 일가가 두만강을 건넜다는 사실을 안 미국의 최씨 가족들은 어린아이까지 포함된 김씨 일가의 안전탈출을 위해 손을 쓰느라고 부심했다. 현실씨의 부친 崔暎道(최영도·79)씨가 연로한 탓에 부친을 대신한 현실씨의 동생 철호씨(47)는 여러 재미동포단체에서 활동하는 아는 이들을 통해 누나가족을 도울 방법을 찾았다. 중국에는 이미 많은 수의 탈북자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정부는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였다. 누나가족이 한국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철호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뉴욕 동포기업인의 주선으로 뉴욕주재 한국총영사관 관계자와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철호씨는 한동안 관계당국의 「답변」을 듣지 못해 애를 태웠는데 결국 『중국에 있는 한국의 관계당국 직원들에게 연락이 닿았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현실씨의 어머니 최정순씨가 연변에 머물러 있던 딸의 가족을 방문할 때는 중국어에 능통한 최영도씨의 친구 함태현씨가 동행해 주는 등 크고 작은 동포들의 따뜻한 도움이 김씨일가의 탈출을 성공드라마로 이끌었다. 철호씨는 탈북가족 등이 서울에 안착한 9일 『누나가족이 이제야 자유의 품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실감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철호씨는 『홍콩에 도착한 후에도 사실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며 『어머니 아버지도 긴장이 풀려 병원에 입원까지 했지만 50년 반세기의 한을 풀었다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뉴욕〓李圭敏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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