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캠프캐럴 지하수서 발암물질 TCE 검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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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공동조사단 오늘 발표… 다이옥신도 극소량 나와10여곳에 드럼통 매립 흔적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지하수에서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 트리클로로에틸렌(TCE)과 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된 사실이 4일 확인됐다. 한미 양국의 공동조사단이 기지 내 지하수에서 오염물질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TCE는 고엽제와 같은 유독화학물질에서 나오는 발암물질로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줄 수 있다.

환경부와 한미 공동조사단은 5일 오후 2시 칠곡군청 대강당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환경영향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6월 2일부터 캐럴 영내를 조사해 온 한미 공동조사단은 기지 내 9개 지하수 관정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 조사를 벌여 왔다.

환경부는 “토양 속 성분이 지하수로 스며들게 되는데 기지 내 지하수에서 TCE가 검출된 것은 고엽제 등 유독화학물질이 캐럴 기지 땅속에 묻혀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엽제 성분 중 하나인 다이옥신은 일반 토양에도 포함돼 있을 수 있는 수준인 극미량이 검출돼 고엽제 매몰의 증거로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게 환경부 측 설명이다.

또 공동조사단이 고엽제 드럼통이 매립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캐럴기지 내 헬기장 잔여지역(B구역)과 D구역, 랜드 팜 구역에 대한 지구물리 탐사를 마친 결과 10곳 이상에서 고엽제 드럼통이 매립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이 발견됐다. 공동조사단이 밝힌 ‘매립 흔적’이란 지표투과레이더조사(GPR), 전기비저항탐사(ER), 마그네틱 탐사 결과 헬기장 땅속에 금속성 물질 등 무엇인가 대량으로 묻혀 있거나 묻혔던 것을 파낸 듯한 자리를 뜻한다. 조사단은 이들 지역에 대해 정밀 토양시추조사를 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지난달 9일 헬기장 A구역에서 드럼통 매립 흔적을 발견했으나 지름 2인치(5.08cm) 관을 박는 토양시추조사에서는 드럼통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는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54)가 “고엽제가 매립됐다”고 지적한 장소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단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합의를 통해 조사 장소를 결정했는데 불분명한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당장 조사지역을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에 처음으로 고엽제 매립 의혹을 증언한 하우스 씨는 지난달 27일 캐럴기지 현장을 방문해 “고엽제 매립 의혹 지점이 지금까지 한미 공동조사단이 조사하고 있는 지역 밖에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하우스 씨는 헬기장과 칠곡교육문화회관 사이 비탈진 지역을 지목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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