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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IS ‘트로이 목마’ 작전… “테러범, 난민 위장해 伊 침투”

입력 2015-02-22 03:00업데이트 2015-09-0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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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가톨릭중심지 로마 정복… 伊, 리비아 개입땐 50만 난민폭탄”
EU, 2014년 난민 적극구조로 전환… ‘伊 뚫리면 도미노’ 초긴장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유럽으로 밀려드는 난민들 속에 테러리스트들을 침투시킬 것이란 첩보가 돌면서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프랑스와 덴마크에서 무슬림 이민자에 의한 테러가 연이어 발생한 와중에 새로운 테러리스트들이 합세한다면 유럽은 또 다른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난민을 이용한 IS의 전략을 ‘21세기판 트로이 목마’라고 명명하고 있다.

가장 긴장한 나라는 이탈리아. 아프리카 출신 난민이 가장 많이 몰려가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난민들이 주로 향하는 곳은 이탈리아령 람페두사 섬으로, 북아프리카에 가장 가까운 유럽의 섬이다. 이 섬은 튀니지에선 130km,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선 300km 떨어져 있다. 이곳에만 도착해도 난민 심사를 거쳐 유럽에 체류할 권리를 얻게 된다. 현재 리비아 해변에서 이 섬으로 가기 위해 대기 중인 난민은 7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IS는 이집트 콥트교도 21명 참수 동영상을 공개한 15일 “알라의 허락과 예언자 무함마드의 약속에 따라 가톨릭교 중심지인 로마를 정복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날 이탈리아 당국은 지중해에서 리비아 난민 2164명을 태운 12척의 난민선을 구조했다. 그런데 난민 구조 과정에서 리비아 쪽에서 AK-47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 4명이 쾌속정을 타고 접근한 뒤 구조를 벌이던 경찰을 협박해 난민이 탔던 배를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벌어졌다. 무장 괴한들이 지중해에서 해상경찰까지 협박해 배를 빼앗아 달아난 것은 유례가 없던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 일간 ‘일메사제로’는 자국 정보기관 말을 인용해 ‘IS의 트로이 목마’ 작전을 알렸다. 이 신문은 18일 “최근 IS의 통화 내용을 감청한 결과 이탈리아가 리비아에 군사 개입을 하면 IS 조직원들이 난민 50만 명을 태운 선박 수백 척을 이탈리아로 보내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북아프리카에서 IS를 자칭하던 테러리스트들이 최근 사라져 종적이 묘연한 상태에서 정보 당국이 많은 어선이 난민 수송용으로 바뀌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고 당국의 대응을 전했다.

IS가 난민들 속에 테러리스트를 끼워 보낸다면 경제위기로 안보 예산이 대폭 삭감된 남유럽 국가들은 속수무책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경제위기로 최근 2년 동안 국방 및 안보 예산이 40% 삭감됐다. 이탈리아군에서 현재 즉각 작전이 가능한 병력은 5000명 남짓하다. 안젤리노 알파노 내무장관은 IS의 경고가 있은 직후인 17일 저녁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4800명의 군 병력을 주요 시설 경비에 동원하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가 ‘트로이 목마’에 휘말리면 난민 대량 구조에 동의했던 북유럽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 4월 유럽연합(EU)은 난민들이 스스로 EU 영토를 밟기 전에 이들을 구조하는 것을 금지하던 법을 폐기하고 난민 구조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법을 통과시켰다. 즉, 바다에서 ‘밀어내기’ 정책을 ‘건져 올리기’ 정책으로 바꾼 셈인데 이때부터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급증했다. 지난해 이탈리아에만 17만 명이 넘는 난민이 도착했다. 전년보다 64% 늘어난 규모다. 증가한 대다수 난민은 정세가 불안정한 리비아 등에서 왔다. 유럽에 도착한 아프리카 난민의 90%는 남부 유럽에 정착했다. 앞으로 난민들 속에 테러리스트까지 포함된다면 지금까지 이민정책에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여 온 유럽의 여론도 크게 바뀔 가능성이 높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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