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지구촌 새권력 미국의 선택]“뉴저지 e메일 투표, 해킹 표적될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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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취약해 부정선거 우려”… 개인정보 유출 등 잇단 경고

미국 뉴저지 주 정부가 허리케인 ‘샌디’의 피해를 감안해 e메일로 대선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해킹으로 인한 오류와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3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허리케인으로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이 6일 투표장에 나오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투표용지를 내려받아 e메일과 팩스로 보낼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해 컴퓨터 보안 전문가인 매트 블레이즈 펜실베이니아대 부교수(컴퓨터정보과학)는 4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e메일은 원천적으로 진본을 증명하기 어려운 까닭에 문서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보안에도 취약하다”며 “투표장에서 일일이 사람 눈과 손으로 확인하며 진행했던 전통적 방식의 부재자 투표에 비해 부정을 저지르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비판했다.

주 당국이 e메일 부재자 투표와 관련해 선거 당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해결 방안을 충분히 설명한 적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e메일로 얼마나 많은 주민이 부재자 투표에 참여할지 예측할 수 없다. 그런 방식 자체를 불편해할 주민에 대한 고려도 부족했다”며 “실물 부재자 투표용지를 운반할 방법을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채 기대되는 이점보다 예상되는 위험이 훨씬 많은 방법을 택한 이유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앤드루 애펠 프린스턴대 교수(컴퓨터과학)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메일은 특별한 기술 없이 쉽게 조작되거나 훼손될 수 있다”며 “주민들은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정보 보안까지 포기해야 할 지경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페니 베네티스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 교수(법학)는 “해외 거주자나 군복무자의 부재자 투표처럼 전자투표와 종이투표를 함께 사용하면 e메일에 의존할 까닭이 없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미국#대선#뉴져지#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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