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애플TV’ 내년 말 나온다… 스티브 잡스 전기에서 나온 한마디

  • Array
  • 입력 2011년 10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컴퓨터-아이팟-아이폰서 달성한 것 TV에 적용할 방법을 드디어 찾았다”

“컴퓨터와 아이팟, 아이폰에서 달성한 것을 TV에 적용하고 싶었다. 드디어 그 방법을 찾아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의 전기에 나온 이 한마디 때문에 TV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애플은 TV와 연결할 수 있는 셋톱박스인 ‘애플 TV’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잡스가 전기에서 시사한 TV는 대형TV 완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TV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거실은 오랫동안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탐내는 공간이었다. TV와 인터넷이 만나면 상상 이상의 것들을 거실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게임, 영상통화, 채팅에 스케줄 관리, 뉴스 브리핑까지 모든 콘텐츠가 TV에 녹아들게 된다. 지금도 이런 형태의 스마트TV가 시장에 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리모컨은 복잡하고, 콘텐츠를 찾기도 쉽지 않다. 제조사가 일일이 콘텐츠 회사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는 콘텐츠 양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과연 애플 TV는 이런 어려움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까? 잡스는 전기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추는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 TV가 사람을 알아보는 시대

주부 허모 씨(34)는 두 돌이 지난 딸이 TV를 만질 때마다 웃음이 난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더니 TV도 ‘터치’하면 채널이 바뀌는 줄 안다는 얘기다. 이처럼 아이들도 직관적으로 알아차리는 터치 방식 같은 쉬운 조작기능이 새 애플 TV에 포함돼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생각한다. 잡스가 가장 중시해 왔던 점이 바로 직관성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리모컨과 씨름하지 않아도 손동작이나 말로 TV를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동작이나 말로 TV를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나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1에서 이를 보여줬다. 동작인식게임 ‘키넥트’를 TV와 연결해 “영화”라고 하면 영화 메뉴가 나온다. 손으로 화면을 넘기는 듯한 동작을 취하면 다음 영화가 나오는 식이다.

김경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플랫폼 사업본부 상무는 “사용자가 정보를 주지 않아도 컴퓨터가 알아서 상황을 파악해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상황 인식 컴퓨팅’이 TV에 접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폰4S에 포함된 음성 인식 인공지능 서비스 ‘시리’가 TV에 적용되면 말 한마디로 원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무한도전”이라 외치면 TV가 알아서 무한도전이 나오는 채널을 찾아주거나 해당 주문형 비디오(VOD)를 인터넷에서 찾아주는 식이다. 나아가 TV가 가족의 얼굴을 확인하고 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알아서 추천해주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 애플이 만드는 TV

애플은 지금까지 TV에 연결해 아이튠스, 유튜브,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99달러짜리 셋톱박스를 팔아왔다. 하지만 잡스는 이를 두고 “돈을 벌려고 내놓은 게 아니라 애플의 취미활동(hobby)에 가깝다”고 말해왔다.

변화의 움직임은 올해 아이클라우드가 나오면서 감지됐다. 이미 아이패드2와 아이폰4에 새 운영체제인 ‘iOS5’를 업데이트하면 애플의 셋톱박스와 연결된 TV와 자동으로 화면을 공유할 수 있다.

애플 담당 애널리스트로 시장 영향력이 높은 파이퍼재프리의 진 문스터 씨는 “내년 말이나 2013년에는 새로운 애플 TV가 나올 것”이라며 “곳곳에서 애플의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00년대 초 휘청거리던 애플에 구세주 역할을 했던 아이팟과 아이튠스를 탄생시켰던 제프 로빈 애플 부사장이 애플 TV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24일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