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도널드(오른쪽)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5일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앨먼도프-리처드슨 합동군사기지에서 공동 기자회견하면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앵커리지=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약 9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종전 협상 타결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종전하라”고 응수했다.
● 푸틴 “이란戰 종전” VS 트럼프 “우크라戰 먼저”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다시 무력을 쓴다면 이란과 주변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에 매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지상전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이란의 우라늄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가 지원할 의향을 보였다”면서도 “나는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에 관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나를 돕기 전에 당신의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2015년 이란 핵 합의에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로 반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방식의 이란 핵 문제 해법을 미국에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고, 되레 우크라이나 종전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전화로 이뤄지고 있다. 그들이 ‘핵무기가 없을 것’이라고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 푸틴 “전승절 단기 휴전 가능” VS 젤렌스키 “장기 휴전 필요”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을 맞아 “우크라이나와 휴전을 선언할 준비가 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 안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휴전 기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부활절을 계기로 32시간 동안 휴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9일 전후 휴전 또한 단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그간 말로는 휴전 의사를 거론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달랐던 적이 많았기에 9일 휴전 선언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휴전 언급을 두고 단기 휴전이 아닌 “장기적 휴전과 평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페름 인근 석유 펌프장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휴전 선언을 믿을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승절 연휴 때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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