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의 싸움’ 트럼프… 의회 승인없는 전쟁, 5월 1일이 시한

  • 동아일보

[전쟁 미로에 빠진 트럼프]
공화당 일부 의원 ‘전쟁 반대’ 가세
이란 동결자금 30조원 해제도 검토
버티는 이란도 경제난 부담 가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17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17 워싱턴=AP/뉴시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기약 없이 길어지는 휴전 기간에 관해 “시간 압박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이 보도한 3∼5일의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정했다. 다만 그의 이런 태도가 전쟁이 출구 없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 법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은 대통령이 의회의 무력 사용 승인 없이 적대 행위에 투입한 미군을 60일 이내에 철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올 2월 28일 발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의회에 전쟁 개시를 통보했다. 이 통보 후 60일은 다음 달 1일이다.

야당 민주당이 전쟁을 강하게 반대하는 와중에 의회를 등진 채 전쟁을 한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이 매우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공화당 의원도 60일을 넘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200억 달러(약 30조 원)의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려는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미국이 직면한 시간 압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을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좀 더 조속히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이 ‘돈’이라는 당근이 포함된 협상안을 준비 중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앞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 핵합의(JCPOA)를 맺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5월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지급하기로 한 17억 달러(약 2조5500억 원)를 두고 “현금 뭉치를 건네려 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현재는 자신 역시 돈을 토대로 이란과 협상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는 상황인 것이다.

또 WP는 미국은 전쟁 뒤 이란에서 협상을 강조하는 온건파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리한 요소다.

다만, 이란 역시 시간의 딜레마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현재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지만 전쟁 발발 뒤 봉쇄했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역(逆)봉쇄하면서 이란의 전쟁 자금줄이던 원유 수출길이 막혔다.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의 저장 시설 또한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2002년 핵 개발 의혹 제기 후 강도 높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 전쟁까지 겹치면서 이란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 역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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