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中 묶어 제재 압박… 종전 2차협상 앞두고 몰아치기

  • 동아일보

[美 ‘경제적 분노’ 작전]
이란 동결 자금 최대 1000억달러
호르무즈 봉쇄 이어 원유 제재 재개… ‘돈줄’ 끊어 협상 주도권 장악 의도
美합참의장 “전세계 이란선박 추적”
이란, 호르무즈 일부 개방 제안… 美매체 “종전협상 초안 주고받아”

트럼프가 칭찬했던 파키스탄 육군총장, 이란 국회의장 만나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왼쪽)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16일(현지 시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무니르 총장은 지난해 인도-파키스탄 군사충돌 당시 미국과 원활히 소통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칭찬했던 인물이다. 그는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미-이란 양측과 직접 소통하며 갈등을 중재하고 있다. 테헤란타임스 X 캡처
트럼프가 칭찬했던 파키스탄 육군총장, 이란 국회의장 만나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왼쪽)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16일(현지 시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무니르 총장은 지난해 인도-파키스탄 군사충돌 당시 미국과 원활히 소통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칭찬했던 인물이다. 그는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미-이란 양측과 직접 소통하며 갈등을 중재하고 있다. 테헤란타임스 X 캡처
“봉쇄를 돌파하려고 하지 말라.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은 나포 대상이 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 작전을 전개하면서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들에 무전으로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15척 이상의 미 군함이 오만만과 아라비아해에 촘촘하게 배치된 상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시행 중인 미국은 이날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다. 또 이란 자금을 겨냥해 중국 등 제3국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미국 주도 제재로 동결된 이란의 자금이 최대 100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2차 제재 관련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그 파장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이른바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을 통해 임박한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美, 中은행 등 2차 제재 위협… 이란 돈줄 막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란 및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다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은 이번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이달 11일까지 한 달간 현재 각국 해상에 묶여 있는 러시아산 원유와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이어 이란산 원유도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간 판매를 허용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민감해진 트럼프 행정부가 다급하게 내놓은 조치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기름값을 잡기 위해 이란이 전쟁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돈줄을 열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러-이란 원유에 대한 제재 유예는 더 이상 없다고 못 박으며 이란으로 향하는 돈줄을 확실히 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산 원유의 80∼90%가량을 수입해 온 중국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해협 봉쇄를 통해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가 중단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가 중국 압박 용도도 있음을 시사했다. 또 “중국 은행 2곳이 미 재무부로부터 서한을 받았다”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에 대한 2차 제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은 군사 압박도 이어가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합의하지 않으면 우리 군은 전투 작전을 재개할 최상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미군 지휘관들이 이란 국기를 단 선박이나 이란에 물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모든 선박을 적극 추적할 것”이라며 대이란 해상 봉쇄가 중동을 넘어 전 세계 해역에서 전개될 거라고 예고했다.

● 이란, 호르무즈 해협 ‘제한적 개방’ 美에 제안

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일부 개방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제한적 개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향후 충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가 성사되면 호르무즈 해협 내 오만 영해를 지나는 선박은 공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다만 소식통은 로이터에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수용해야 호르무즈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이 제안이 이란의 핵 포기와 더불어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꼽혀 온 호르무즈 해협 관련 이견을 좁힐 수 있는 가시적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기본 합의에도 한발 다가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J D 밴스 부통령 등 미국 협상단은 이란, 중재국 파키스탄과 14일 계속 통화하면서 제안서 초안을 주고받았다. 미국 측 관계자는 “우리는 합의를 원한다. 그들(이란) 정부 내 일부도 합의를 원한다”며 “이제 관건은 이란 정부 전체가 합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액시오스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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