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봉쇄 중인 이란이 해협 통행 선박에 대한 요금 부과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을 일종의 ‘톨게이트’로 만들겠다는 것. 미국은 이란의 조치가 국제법 위반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이란 의회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통행료를 지불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이 상정돼 있다. 이란 의원들은 해당 법안이 ‘주권과 통제 및 감시권’을 행사하는 체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이란 당국은 최근 일부 선박들에 대해 통행료를 받고 해협 통과를 허용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선박이 해협을 통과할 때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 원)를 요구했다.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선박들에 요금을 부과할 경우 거둘 수 있는 최대 수익까지 추산해 놓고 있다.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뉴스는 27일 해협 통과 선박당 약 200만 달러의 ‘특별 안보 서비스’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예로 들며, 이 시스템이 현실화될 경우 연간 1000억 달러(약 150조9000억 원) 이상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고 보도했다. 타스님뉴스는 “이는 이란이 원유로 얻는 연간 수입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라며 “우리가 얼마나 거대한 경제적 잠재력에 직면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했다. 또 통행료를 미국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받으면 달러의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전쟁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으로 전 세계 원유 및 가스 운송량의 5분의 1이 통과했다. 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선박 통행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에는 하루 평균 약 120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현재는 약 3000척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대기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이란의 주장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폭 30마일(약 48.3km)이 채 안 되는 가장 좁은 지점은 이란과 오만의 영해에 각각 속하지만, 국제법상 상선 등의 통행이 보장되는 국제 수로로 인정된다.
미국은 이란의 통행료 징수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에 대해 “이는 불법일 뿐만 아니라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전 세계에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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