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제해사기구 회원국에 서한
“침략자 아니면 사전 조율뒤 통과”
FT “30억원 내고 안전 보장받기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라이베리아 국적의 유조선 선룽 수에즈 막스호가 12일 인도 뭄바이항에 입항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이란이 사전 조율을 거친 비적대적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24일(현지 시간)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에 보낸 서한에서 “침략자들과 그 지지자들이 이란을 겨냥한 적대적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악용하는 것을 막고자 비례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다른 나라 소속 선박을 포함한 비적대적 선박은 이란에 대한 공격 행위에 가담하거나 이를 지원하지 않고 공표된 안전 및 보안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는 경우, 이란 당국과 협의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에 공격을 가한 미국,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비롯해 침략에 가담한 다른 참여국들의 선박에 대해선 “비적대적 통항 자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을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UAE 등에서 생산되는 원유 약 2100만 배럴이 매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전 세계 원유와 LNG 해상 수송량을 따져 보면 전체의 약 21%가 이 해협을 통과해 세계 각지로 전달된다.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와 LNG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향하는 핵심 해상 운송로인 것이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되는 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선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로 통한다. 현재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선박은 약 3200척에 달한다. 개전 이후 이란의 공격을 받은 선박은 최소 22척이다.
또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일부 상선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일부 선박이 안전 통항을 보장 받기 위해 이란 측에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 원)를 지불했다고 전했다.
비적대적 선박의 해협 통과가 이뤄지면서 한국 선박의 통과 여부도 주목된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지난 23일 통화에서 ‘침략 당사자국과 그들의 조력자 선박이 아닌 다른 국가의 선박은 해협 통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만큼, 이란이 한국을 적대적 국가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는 기대감도 일부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병을 요구하고 있어 상황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