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최고지도자 돼도 ‘정부 위 정부’ 혁명수비대 장악 쉽지 않을 듯

  • 동아일보

[트럼프, 이란 공습] 이란 외교장관 “1~2일 안에 선출”
하메네이, 후계자 명확하게 안 정해
새 최고지도자 상징적 역할 그칠수도
일각 “혁명수비대 위주 개편 가능성”

[AP/뉴시스]
[AP/뉴시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하자 이란 당국이 새 최고지도자 선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대응을 위해선 신속히 새 최고지도자가 선출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1989년 6월 3일 초대 최고지도자였던 루홀라 호메이니가 사망하자 하루 뒤에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추대했다.

하지만 누가 최고지도자가 되든 이란에서 ‘정부 위의 정부’, ‘총을 든 정부’로 여겨지는 막강한 권력 집단으로 하메네이의 친위대로 통했던 혁명수비대를 제대로 장악하기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혁명수비대가 더욱 큰 권한을 행사하는 구조로 이란의 차기 권력 구조가 개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일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1∼2일 안에 새 최고 지도자가 선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군사·안보를 총괄하고 있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같은 날 “차기 최고 지도자 선출을 위한 전문가 회의가 소집됐다”고 밝혔다. 현재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 골람호세인 모세니에제이 사법부 수장, 알리레자 아라피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등 3명이 지도자 위원회를 구성해 최고지도자의 임무를 대행하고 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헌법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88명의 고위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에서 선출된다.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이 회의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는 사람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다. 최고지도자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정통하고 정치적인 통찰력과 행정 능력을 갖춘 시아파 성직자여야만 한다.

다만 새 최고지도자가 1989년부터 37년간 장기 집권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하메네이만큼의 영향력은 지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혁명수비대가 새 최고지도자에게 얼마나 충성을 할지가 미지수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뒤 창설된 혁명수비대는 해외 작전, 특수전, 해외 무장단체 관리 등을 해온 특수 조직으로 외교안보는 물론이고 정치와 경제도 장악하고 있다. 라리자니 사무총장 같은 핵심 정치인을 비롯해 공기업의 수장들도 다수가 혁명수비대 출신이다. 대통령도 직접 통제할 수 없고, 최근 이란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도 앞장섰다.

하메네이는 이런 혁명수비대를 앞세워 시아파가 많고 정세가 불안정한 레바논,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헤즈볼라 같은 무장단체를 지휘했다. 하지만 새 최고지도자는 이런 장악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하메네이가 후계자를 명확하게 남기지 않아 다음 최고지도자는 영향력이 약하고, 상징적 역할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AP통신과 WSJ 등은 최고지도자 후보로 헌법수호위원회 위원인 알리레자 아라피, 호메이니의 손자 하산,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등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휘하는 직속 군사 조직으로 정규군과 별개로 운영된다. ‘이슬람 수호’를 명분으로 사실상 모든 일을 관장할 수 있다. 이런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1979년 창설 뒤 이란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란에서 ‘정부 위의 정부’, ‘총을 든 정부’ 등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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