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던킨이 약 1.4리터에 달하는 초대형 ‘양동이 커피’를 출시하며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비자들이 대용량 제품에 몰리며 일부 매장에서 조기 품절까지 이어졌지만, 정작 미국 외식업계 전반의 흐름은 ‘더 크게’에서 ‘필요한 만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던킨은 최근 48온스(약 1.4리터) 용량의 아이스 ‘커피 버킷’을 뉴햄프셔와 매사추세츠 일부 매장에서 한정 판매했다. 이는 기존 최대 사이즈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SNS에는 “40분을 운전해 갔다”, “1시간 20분을 달려 새벽 5시에 도착했다”는 인증 글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5시간은 마셨다”고 전했다.
이른바 ‘버킷 컵’ 열풍은 미국을 상징해온 대용량 음식 문화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미국 식당의 1인분 관행은 20세기 후반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 하락, 대량 생산 체계 속에서 굳어졌다. 2024년 학술지 Food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프랑스인보다 13% 많았다. 이 같은 과잉 섭취는 비만과 음식물 낭비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뉴스1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소 달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전역에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소용량 메뉴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진 데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사용이 늘어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GLP-1 약물은 식욕을 억제하고 소화를 늦추는 특성이 있다. 폭스뉴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많은 GLP-1 이용자들이 기존 1인분을 부담스럽게 느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외식 브랜드들도 메뉴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KFC는 미국 내 4000개 매장에서 메뉴 크기와 조리 방식을 조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크리스 터너 KFC 최고경영자는 실적 설명회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양에 맞춰 메뉴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 체인 PF창스(P.F. Chang’s) 역시 메인 메뉴에 중간 사이즈 옵션을 추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 ‘양 줄이기’ 아닌 소비 구조 변화
다만 이를 ‘단순히 1인분이 줄어든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GLP-1 이용자들의 외식 방문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다.
그러나 방문 한 번당 주문 품목 수는 평균 1% 감소했다. 사이드 메뉴를 덜 고르고, 메인 요리 중심으로 보다 간결하게 주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업계 역시 이를 ‘축소’보다는 ‘유연성 확대’로 해석한다. 기존 대용량 메뉴를 일괄적으로 줄이기보다는, 소용량 옵션과 단백질 중심 메뉴를 함께 제공해 선택 폭을 넓히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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