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국제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게이츠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예정 직전에 취소했다. ⓒGettyImages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인도에서 열린 대형 인공지능(AI)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예정 시간 직전에 취소했다. 과거 성범죄자로 유죄 판결을 받은 금융가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게이츠는 뉴델리에서 열린 고위급 AI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연설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참석을 철회했다.
게이츠 재단은 성명을 통해 “행사의 핵심 의제에 대한 집중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신중한 검토 끝에 AI 정상회의의 주요 우선순위에 초점이 맞춰지도록 하기 위해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배경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게이츠가 과거 엡스타인과 교류했던 사실을 둘러싼 비판이 다시 제기된 이후 이뤄졌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이다. 게이츠는 앞서 해당 관계에 대해 “큰 실수(huge mistake)”였다며 여러 차례 만찬 자리에 참석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게이츠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경영진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주요 주주이자 상징적 인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평판 논란이 인도 정부 및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진행 중인 AI 협력 사업에 미묘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 수즈먼 게이츠 재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내부 직원들에게 엡스타인과의 연관성이 재단의 평판을 훼손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측은 이번 불참 결정과 관련해 추가 논평은 하지 않았다.
이번 AI 정상회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추진 중인 국가 AI 전략의 핵심 행사로, 인도를 글로벌 AI·기술 허브로 육성하려는 구상을 상징하는 자리다. 게이츠를 대신해 게이츠 재단의 인도·아프리카 지역 책임자가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로 불리는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신흥국 시장의 AI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약 500억달러 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불참이 향후 인도 내 AI 협력 구도와 기술 외교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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