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핵군축 조약 종료… 트럼프 “새 조약에 중국도 넣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5일 16시 07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과 러시아의 핵군축 협상 ‘신전략무기감축조약(뉴스타트·NewSTART)’이 5일 종료되면서 핵 군비 경쟁이 가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새로운 핵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포함해 새로운 핵확산 억제 조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뉴스타트 연장에 미온적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유럽 각국이 재무장에 나섰고 ‘미국 우선주의’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균열 또한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핵 군축안을 마련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하지 않은 채 미국과 러시아만 핵 군축을 논의하는 건 중국에만 이롭다며 뉴스타트 연장에 부정적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또한 4일 “대통령은 중국을 배제하고는 제대로 된 핵무기 군비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이 추후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뉴스타트보다 “더 나은 합의를 할 것”이라며 중국을 포함한 신 핵군축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해 2011년 발효됐다. 양국이 실전 배치한 전략 핵탄두 수를 1550개로 제한하고,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배치 대수 또한 700기 이내로 규정했으며 주기적으로 상호 핵시설을 사찰하도록 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양국의 핵군축 대화는 완전히 중단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뉴스타트 1년 연장을 제안했지만 미국은 응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구 종말의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두 나라가 통제 장치 없이 남겨지는 것은 세계 안보에 매우 나쁜 신호”라고 동조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러시아와 미국은 각각 5459기, 5177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600기를 보유 중이나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핵무기 보유량의 불균형을 이유로 미·러·중 3자 핵 군축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논평했다.

뉴스타트 종료로 미국은 핵 족쇄를 풀고 핵전력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미사일방어망(MD)을 업그레이드한 ‘골든돔’을 가속화해 상대국의 핵전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4일 성명을 통해 “핵무기에 대한 어떠한 구속력 있는 제한도 없는 세계에 직면하게 됐다”며 각국이 후속 핵합의를 서두르라고 촉구했다. 레오 14세 교황도 “평화를 위협하는 군비 경쟁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포와 불신의 논리를 공동 선(善)을 위한 윤리로 대체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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