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 국회 승인이 없으면 무역 협정은 발효되지 않는다”며 한국 국회가 무역 협정안을 통과시키기 전까지 관세는 25%로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백악관이 한국을 향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한국 비판에 나선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베선트 장관은 28일(현지 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다른 국가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이냐는 질문에 “무역 합의에 서명하라는 것”이라고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국회가 승인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다”며 “그들이 비준하기 전까지 25%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이후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와 함께 MOU를 공개했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후 국회에는 지난해 11월 26일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 등의 내용을 담은 대미투자특별법이 발의됐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통과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그리어 대표도 전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25%의 관세를 재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우리는 선의의 표시로 관세를 낮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 했으나 한국은 자신의 몫을 실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그들은 (대미) 투자를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며 “그들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법을 도입했다. 농업과 산업 분야에서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약속을 지키고 있지만, 한국이 신속하게 자기들 몫을 이행하지 않는 이런 상태는 계속 용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역시 한국을 겨냥한 관세 인상에 대해 “단순한 현실(simple reality)은 한국이 낮은 관세를 확보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를 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관세를 낮췄지만 한국은 그 합의에 따른 자신들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있어 아무런 진전(no progress)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조만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찾아 각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그리어 대표와 고위급 연쇄 회동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한 한국의 처리 의지를 강조할 방침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전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되지 않아 (투자 관련) 합의사항 이행이 늦어지는 데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미국 불만이 100% 국회 입법 지연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리겠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 절차는 관보 작업이 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도록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돌연 한국 입법부가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을 승인하지 않는다며, 상호 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7일 밤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선언 배경에 대해 “투자 관련 법안은 통과 못 시켰는데,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 법안은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미국산 자동차 진입 허용, 일부 농산물 비관세 장벽 철폐, 미국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공정 대우 등을 언급하며 “그들이 약속을 충분하고 신속히 이행하지 않는 동안엔 우리도 (관세 인하)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다만 한국 측과 연락 중이라며 “그들은 메시지를 이해하고 있고, 무역 관료가 이번 주말 이곳으로 오기로 했다”면서 “우린 한국에 특별한 반감이 없다. 그들은 동맹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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