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2026.1.23/뉴스1
국제 금값이 역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 고지를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마러라고 합의 가동’ 관측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금값 상승의 결정적인 기폭제가 됐다.
26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현물 금 가격은 한때 온스당 5019.85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이 지난주에만 8.5% 급등한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의 유례없는 ‘그린란드 분쟁’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저항하는 유럽 국가들을 향해 최대 25%의 관세를 예고하고 나토의 결속력이 흔들렸다.
시장에는 ‘화폐와 국채보다 실물 자산’이라는 심리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을 금시장으로 불러모으는 ‘심리적 방아쇠’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달러가 급격한 약세를 보인 점은 금값을 5000달러 위로 밀어 올린 실질적인 연료는 보인다. 지난주 달러 지수는 1.6% 하락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주도한 것으로 소문이 일었던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가 이미 가동되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베선트 장관의 최근 원화 관련 발언을 고려할 때, 미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엔, 원, 대만달러 가치를 안정화하거나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믿는 것은 전혀 터무니없는 일이 아니다”라는 한 애널리스트 발언을 전했다.
그러면서 로이터는 최근 베선트 장관의 원화 관련 발언에 대해 “달러 가치를 낮추려는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인위적인 달러 약세를 유도하면서, 달러로 결제되는 금 가격이 기계적으로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금값 5000달러 돌파가 ‘숏 커버링(공매도 환매수)’을 불러 랠리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독립 분석가 로스 노먼은 로이터에 “올해 금값이 평균 5375달러를 유지하며 64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독립성 논란과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지속되는 한, 달러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금 시장의 ‘슈퍼 사이클’을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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