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북한 공작원으로 의심되는 인물들의 입사 지원서 1800여 건을 무더기로 걸러냈다. 미국 IT 기업에 위장 취업해 북한의 무기 개발비를 벌어들이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23일(현지 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의 스티븐 슈미트 최고보안책임자(CSO)는 “북한인들이 도용하거나 조작한 신분으로 원격 근무 형태의 IT 일자리에 지원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보안책임자 “월급 받아 무기 개발 자금으로 송금”
아마존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접수된 북한인의 입사 지원은 전년보다 약 33%나 늘었다. 이들은 주로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직장인 네트워크 플랫폼 ‘링크드인’ 계정을 훔쳤다. 이 과정에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계정까지 표적으로 삼았다.
이들의 목적은 자금 확보인 것으로 보인다. 슈미트 CSO는 “목적은 명확하다. 미국 기업에 채용돼 받은 월급을 북한 정권의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송금하는 것”이라며 다른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서도 비슷한 일이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미국인 브로커 통해 취업 알선…‘노트북 농장’까지 운영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뉴시스북한의 위장 취업 수법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이른바 ‘랩톱 팜(Laptop farm·노트북 농장)’이 대표적이다. 브로커를 통해 미국 내에 컴퓨터를 설치해 두고, 북한 공작원이 국외에서 원격으로 접속해 마치 미국 현지에서 일하는 것처럼 속이는 방식이다.
지난 6월 미국 법무부는 자국 내에서 불법으로 운영되던 랩톱 팜 29곳을 적발하고 취업을 알선한 미국인 브로커들을 기소했다. 애리조나주에 살던 한 여성은 북한 공작원들이 300여 개 미국 기업에 원격 취업하도록 도운 혐의로 8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거둔 불법 수익이 약 1700만 달러(약 252억 원)에 달한다고 파악했다.
슈미트는 “사기꾼들의 전략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며 이상 징후를 주의 깊게 살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전화번호 형식이 잘못되거나 학력 사항이 일치하지 않는 등 기초적인 인적 사항 실수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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