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 제거 작전” 내세워 집·도로·수도·전기 파괴
1967년 점령 이래 최대 규모…“제2의 나크바” 사태
[툴카렘=AP/뉴시스]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대규모 작전을 시작하면서 이스라엘이 1967년 이 지역을 점령한 이래 최대 규모인 팔레스타인 주민 4만여 명이 강제 이주해야 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제닌, 툴카렘, 투바사 지역에서 이스라엘 민간인을 테러공격하거나 계획중인 무장 대원을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 작전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
강제 이주된 많은 주민들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의 나크바(대재앙)로 난민이 된 사람들의 후손이다.
강제 이주됐다가 돌아온 주민은 현재 약 3000명 정도며 나머지 대부분은 3주 넘게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이번 강제 이주 규모는 2002년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 당시 이스라엘군 작전 때보다 더 크다. 2차 인티파다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이 급증했었다.
이스라엘군은 장 세력들이 설치한 폭발물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며 가옥 수백 채를 부수고 도로, 수도관, 전력선을 파괴했다.
툴카렘 난민 캠프에서 긴급 구호 업무를 하는 하킴 아부 사피예는 “캠프들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게 됐다. 군대가 철수해도 복구가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툴카렘에서 집을 떠나야 했던 라미 아부 시리예는 ”이스라엘이 두가지 목표가 있다. 서안 북부 난민들을 중앙으로 몰아내 캠프를 완전히 없애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약화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일부 주민들에게 퇴거 명령을 내린 사실은 인정했으나 ”강제 이주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확성기로 포괄적인 강제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증언한다.
툴카렘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아우스 카데르는 ”군대가 떠나라고 명령하면서 총을 쏘겠다고 위협했다. 확성기로 ‘떠나지 않으면 사격하겠다’고 방송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번 작전이 이스라엘 극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본다
1967년 이스라엘이 서안을 점령한 이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고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설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가 2022년 집권한 이후, 정착촌 건설 노력이 가속화됐다.
정착촌 운동을 이끌어온 베잘렐 스모트리치가 재무장관으로 임명되고 서안 지구 내 팔레스타인 건축허가를 관리하는 군사부서도 관할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팔레스타인 주민들 이동 제한을 강화하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를 금지했으며, 극우 유대인 주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는 것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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