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재판’, 배심원단 구성 난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배심원에 정치성향 등 42가지 질문
“뉴욕은 트럼프 일가 영향 많은 곳
공정한 배심원 찾기 쉽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의 11월 대선 레이스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성추문 입막음’ 재판이 15일부터 미 뉴욕에서 시작된다. 뉴욕주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그의 첫 형사재판 향방을 좌우할 배심원단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

법원은 미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처음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을 위해 배심원 12명과 대체 배심원 6명을 선정한다. 원칙적으로는 맨해튼 거주자만 자격이 있으나, 영국 방송 BBC는 “재판의 화제성을 고려하면 맨해튼 인근의 루스벨트섬 주민까지 범위를 넓혀 최대 500명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심원 선정을 위해 8일 공개된 질문지엔 총 42가지 질문이 담겨 있다. 정치적 편향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주로 이용하는 언론매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계정 팔로 여부, 각종 음모론을 주장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단세력 ‘큐어논’ 지지 여부 등도 물어본다. 법원은 배심원단 보호를 위해 이들의 신상은 비공개할 방침이다.

AP통신은 “법원의 목표는 무당파 중도층을 찾는 게 아니라 증거와 법을 바탕으로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배심원을 찾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제러미 설랜드 전 맨해튼지검 검사는 BBC에 “뉴욕 주민 대다수는 이미 여러 세대에 걸쳐 트럼프 일가 뉴스에 노출돼 왔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배심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과 트럼프 법무팀은 이유를 제시하지 않아도 특정 배심원 후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각각 10번씩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배심원 견해를 검증하기 위해 이들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검토할 전문가를 고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되면 현재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는 미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뉴욕타임스(NYT)와 미 시에나대가 7∼1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바이든 전 대통령을 1%포인트 앞섰다. 4∼8일 로이터통신과 입소스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41%)이 4%포인트 더 높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심각하다”는 응답이 64%였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트럼프#배심원#재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