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군 우세는 ‘느낌’에 불과…‘현실’은 다르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일 2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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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에 "아우디이우카서 러시아군 학살당해"
"러시아군 수천 명 사망했지만 아무도 시신 수습도 안 해"
"유럽, 美 설득해 우크라 지원해야…러, EU·나토도 넘볼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느낌’에 불과하다며 이를 ‘현실’로 만들지 않으려면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와 신년 화상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승리하고 있다는 생각은 ‘느낌’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도 우리는 세계가 원하는 대로 (지난해) 성공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모든 것이 누군가가 상상했던 것만큼 빠르지는 않을지도 모른다”라면서도 “막 방문하고 온 아우디이우카 같은 곳에서 여전히 러시아군은 학살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러시아 군인 수천 명이 사망했지만 아무도 시신을 수습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영국 국방정보 소식통은 현재 추세에 미루어볼 때, 러시아는 내년년까지 사상자로 50만 명 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러시아가 지난해 대도시를 한 곳도 점령하지 못했다”면서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흑해 봉쇄를 돌파해 현재 남부 해안과 바싹 붙어 가는 새로운 항로를 이용해 곡물 수백만 t을 운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려면 패배감이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패배했다는 생각으로는 충분한 자원을 동원할 수 없고, 결국 정말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력국의 지원이 중요하지만, 올해 세계 곳곳에서 큰 선거를 앞두고 있어 국제 정세보다는 국내 정치에 몰두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던 몇몇 국가가 흔들리고, 무관심으로 돌변한 모습에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유럽 대륙을 향해 미국을 회유해 자국을 지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러시아가 인접 국가를 향해 전선을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강한 단결이 유럽 국가의 국익과도 직결된다는 논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쩌면 무엇인가, 혹은 누군가 없어졌을 수 있다. 우리 모두를 방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든 사람”이라며 “여러 유럽 국가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자국 영토를 공격할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소련에 속하지 않았던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동물이다. 그는 동물처럼 나약점을 느낀다”면서도 “그는 피를 느끼고 자신의 힘을 감지한다. 그리고 그는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자유, 민주주의와 함께 당신을 저녁 식사로 먹어 치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유럽이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패배한다면, 푸틴 대통령은 서방 세계와 더 가까운 곳에 전선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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