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가입 IPEF 지목 “취임 첫날 폐기”… 재선땐 무역전쟁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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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협력체에 “TPP 2탄” 공세
“농민 보호 위한 무역법 통과시킬 것”
IRA 백지화-10% 기본관세도 공약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이 18일(현지 시간)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한국 등이 참여한 미 주도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즉각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이어 IPEF 백지화 계획을 밝히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무역 전쟁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 아이오와주 포트도지 유세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악의 거래 중 하나를 부활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내가 (가입을) 취소시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기꾼(Crooked) 조(바이든 대통령)’가 TPP 2탄으로 돌아왔다. 이는 아시아에 대한 아웃소싱을 3배로 늘리는 첫 번째 TPP보다 더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행정부에서 TPP 2탄은 첫날부터 죽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1월 대통령 취임 직후 미 노동자 권익에 반한다며 미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12개국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인 TPP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한 TPP 2탄은 IPEF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IPEF는 미국의 TPP 탈퇴로 중국이 아시아 경제에서 영향력을 강화하자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지난해 한국을 비롯해 14개국이 참여한 경제협력체다. IPEF는 4대 의제 중 공급망에 이어 전날 폐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청정경제, 공정경제 등 2개 부문 합의를 선언했다.

하지만 무역 분야에선 미 의회가 환경과 노동 기준 강화를 요구하면서 타결 직전 합의가 무산됐다. 미국이 내년 대선을 치르는 만큼 IPEF 마지막 퍼즐 조각인 무역협정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지화 공약으로 IPEF는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도 전에 폐기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IRA 백지화와 10% 보편적 기본 관세 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집권 2기가 현실화되면 중국은 물론 대미 흑자 규모가 큰 한국 같은 아시아 국가에 대한 공세적 무역 정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미국 농민 보호를 위해 ‘트럼프 상호무역법’을 통과시킬 것”이라며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100%, 200%, 300% 관세를 내게 하면 우리도 그들에게 똑같은 세금을 내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좋지 않은 것은 내가 부과한 관세 때문”이라며 “(집권 1기 때) 50∼100%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은 운이 좋았다”면서 파격적인 고율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ipef#폐기#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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