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분기 성장률, 전망치 웃돈 4.9%… 고금리 공포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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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강세에 2분기 성장률의 2배
美 국채 금리는 다시 5% 눈앞

세계 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는 요인으로 미국 장기 채권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꼽힌다. 25일(현지 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96%로 다시 5%를 코앞에 뒀고 26일에도 장중 4.9%대를 유지했다. 미국 장기 금리는 미국 경제 ‘나 홀로 성장’과 밀접하게 연동된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대)로 낮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키운 것이다.

이날 발표된 3분기(7∼9월)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강력한 미 소비를 바탕으로 시장 전망치(4.7%)를 상회한 4.9%로 나타났다. 2분기 성장률(2.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로, 팬데믹 기저효과가 있던 2021년 4분기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다만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1만 건으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해 노동시장 과열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해석됐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날 지난해 6월부터 10차례 연속 올리던 기준금리를 기존 4.5%를 유지해 첫 동결을 결정했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고금리 장기화를 예고했다.

미 월가에서는 최근 미국은 물론 세계적인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장기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커졌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의 패널 토론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포퓰리즘과 반도체법 같은 미 정부 재정 부양책, 재정 적자는 모두 물가 상승 요인이지만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 기준금리가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은 대출에 많이 의존해 금리에 민감한 반도체 등 기술기업 실적 우려로 이어진다. 26일에도 뉴욕증시는 메타가 3% 이상 급락하는 등 기술기업 하락세로 나스닥지수가 장 초반 소폭 하락으로 출발했다. 올해 최고치에 비하면 10% 이상 내려간 수준이다. 장기 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로도 이어져 이날 엔-달러 환율이 다시 150엔을 돌파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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