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틴, 국제 왕따에 무기 구걸… 악마의 거래” 강력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2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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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4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4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및 북-러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해 “국제적 왕따에 지원 구걸” “악마의 거래” 같은 표현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기간 북-러 간 무기 거래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고 한 공개적인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박 미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 정책 특별대표는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북-러 정상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쓸 다종의 탄약 상당량을 제공받는 북-러 간 무기 거래 관계를 매듭짓기 위한 대화의 최종단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집권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도 이날 MSNBC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는 ‘악마의 거래(devil‘s deal)’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무부는 북-러 간 무기 거래가 성사된다면 추가 제재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적 지원을 구걸(begging)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와 수출 통제가 효과적이라는 방증”이라며 “적절하게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구걸’이라는 표현에 대해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적인 왕따(pariah)에게 (지원을) 요청하러 자국 영토를 가로질러 여행할 수밖에 없는 것을 구걸이라고 규정하고 싶다”고 했다. 김 위원장을 ‘국제적 왕따’로, 푸틴 대통령의 김 위원장 초청을 ‘구걸’이라고 표현해 비판한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포탄 같은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국은 이날 중앙아시아 아르메니아와 첫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 아르메니아는 200년 넘게 러시아와 동맹 관계를 맺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지원을 사실상 승인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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