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댄스를 파리에서 배우다니”…폭염에도 프랑스 팬들 ‘원정 수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1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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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으로만 보던 K-댄스를 파리에서 배울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5구(區) 앙드레 시트로엥 공원의 사면과 천장이 유리로 된 건물 안. 한국 유명 댄스 크루 원밀리언이 개최한 워크숍에서 만난 프랑스 대학생 샤나 뉘네스드피나 씨는 이렇게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K팝을 무척 좋아해서 원밀리언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 안무가들이 파리에서 수업을 한다고 해 당장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기온이 섭씨 36도를 넘는 폭염에도 안무가 백구영 씨 수업을 들으려고 프랑스 전역에서 약 50명이 몰려들었다. 토요일 오전 지방에서 막 올라와서인지 수업을 듣는 공간 한구석에는 여행용 가방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원밀리언 댄스워크숍.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원밀리언 댄스워크숍.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원밀리언 댄스워크숍.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원밀리언 댄스워크숍.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백 씨가 등장하자 마치 콘서트에 온 것처럼 환호한 참가자들은 그의 “원 투 쓰리 포” 구령에 맞춰 몇 분간 춤을 따라했다. 이어 보이그룹 ‘엑소’ 멤버 카이의 노래 ‘음(Mmmh)’이 감미롭게 울려 퍼지자 이들은 일제히 골반을 흔들고 팔로 웨이브를 그리며 ‘칼 군무’를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주로 10, 20대 여성으로 중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했다. 쉬는 시간이 되자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안은 회사원 마틸 노비스 씨는 “수업을 들으러 노르망디에서 왔다”며 “오래도록 영상으로 보던 원밀리언 안무가들에게 배우다니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브장송에서 파리를 찾은 14세 중학생 악셀 카미나스 양은 “춤을 배운 지 1년 밖에 안됐지만 원밀리언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 댄스는 스타일이 다양해서 더 재미있다”고 했다.

이날 백 씨 외에도 조아라 최영준 안무가 수업까지 약 180명이 참가해 파리의 열띤 K-댄스 인기를 보여줬다. 행사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수업이 너무 적어 아쉽다’ ‘세 안무가 수업을 다 듣고 싶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재불(在佛) 한인 비영리단체 ‘프라임타임’ 측은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에 가서 원밀리언 수업을 듣는 게 버킷리스트’라고들 말해 춤을 직접 배울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영준 안무가는 “K팝이 한국인만의 문화가 아니라 다양한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됐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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