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도 ‘콘서트 이코노미 특수’…주걸륜 공연에 18만명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0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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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인기 가수 저우제룬이 지난달 17일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 후허하오터시에서 연 월드투어 ‘카니발’ 첫 공연에 관중 수만 명이 운집했다. 이 공연은 17, 18일 이틀간 18만 명이 관람했다. 저우제룬 인스타그램 캡처

18만 명.
지난달 17, 18일 이틀간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후허하오터시(市)에서 열린 중화권 톱스타 저우제룬(周杰伦·주걸륜)의 ‘카니발’ 공연에 몰린 관객 수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2007년)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대만 출신 가수 겸 배우 저우제룬 콘서트를 보러 중국 다른 지역에서 이곳을 찾은 13만 여명이 숙박, 식사, 쇼핑 등에 쓴 비용은 엄청나다. 4일 중국 증권일보는 “콘서트 기간 후허하오터시 관광 수익은 중국 5대 명절인 단오절(6월 22~24일)에 벌어들인 금액의 3.3배”라고 전했다.
중국이 올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후 첫 여름인 7, 8월 대규모 공연 특수(特需)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도시들이 지역 소비 부진을 타개하고자 대형 콘서트 및 음악 페스티벌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콘서트 이코노미’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콘서트 이코노미는 유명 가수의 대규모 공연이 열리는 지역에서 소비가 급증하고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이 지역 여행 및 관광업 호조 배경으로 지목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에서도 대형 콘서트가 명절 연휴나 스포츠 행사보다 큰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공연산업협회에 따르면 7, 8월 중국 전역 공연 입장권 매출만 103억 위안(약 1조9000억 원)에 달한다. 숙박을 비롯한 파생 비용을 제외한 규모다. 이 기간 공연을 찾은 관객은 325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배로 늘었다.
공연 관객은 연령대별로 18~34세가 75%로 가장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 엄격한 ‘제로코로나’ 정책을 겪은 이들이 다른 부문 소비는 줄여도 문화 경험에는 아낌없이 지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에서 콘서트 이코노미가 지속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홍콩 항셍은행 왕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여력 있는 도시 중산층이 리오프닝 후 ‘보복 소비’에 나선 것이지만 (경기 침체로) 임금 인상이 정체된 상황에서 콘서트 이코노미 특수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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