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쿄의 한 식당을 방문한 야마모토 다쿠미씨(26)의 감상평이다. 그가 주문한 메뉴는 귀뚜라미 카레와 회친 누에, 물방개 사이다 3가지다.
어릴 적 간장 양념에 절인 메뚜기를 간식으로 먹곤 했다는 야마모토는 각종 곤충 장식과 딱정벌레·개미·바퀴벌레 테라리움으로 둘러싸인 카페에서 식사를 즐겼다.
그는 “다양한 요리를 고를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26일 일본은 지난 제2차 세계대전 전후로 식량이 부족했던 때 곤충을 먹곤 했다며 오늘날 대체 식재료로 부상한 ‘곤충식(食)’을 집중 조명했다.
곤충 식품 업체 그릴라스에 따르면 일본의 곤충식 역사는 조몬 시대(기원전 1만4900~300년)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 문헌상 최초 기록은 헤이안 시대(794~1185년)의 약물 사전 ‘혼조와묘(本草和名)’. 메뚜기를 약으로 먹었다는 내용이 실렸다.
에도시대(1603~1867년)에 들어서는 메뚜기를 양념으로 꼬치구이로 팔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밖에도 서민들은 말벌류·딱정벌레·포도유리나방의 유충, 물방개, 물장군 등을 즐겨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엔은 2050년까지 지구상 인구가 97억 명 수준으로 팽창할 것으로 보고 전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릴 ‘지속 가능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곤충식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쩔 수 없이 먹던 것이 이제는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축산업, 기후 위기, 각종 분쟁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세계 식량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 역시 고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잡은 곤충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배경이라고 짚었다.
곤충식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 ‘다케노코(Take-Noko)’를 운영하는 점주 미우라 미치코 씨는 “최근 식용 귀뚜라미와 밀웜을 사육하는 기술이 발전해 대체 식재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케노코에서는 귀뚜라미로 만든 완자가 들어간 카레를 맛볼 수 있는데, 장식으로 얹어진 말린 귀뚜라미가 화룡점정이다. 누에 껍데기로 뜬 사시미와 물방개 추출물을 첨가한 사이다도 있다.
다케노코는 9년 전 ‘다케오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전갈·타란툴라 등 절지동물 60여 종을 간식으로 만들어 식품 사업에도 손을 대고 있다.
다케오 주식회사를 설립한 사이토 다케오는 “우리의 목표는 곤충을 이색 식품이 아니라 채소, 생선, 육류와 같은 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비단 이색 식당 한 곳의 이야기가 아니다. 곤충식의 대중화는 이미 시작됐다. ‘국민 마트빵’으로 유명한 파스코를 비롯해 다양한 식품 기업들은 귀뚜라미 가루로 만든 케이크와 스낵을 생산하고 있다. 가공식품 제조업체 니치레이와 일본전신회사는 지난해 곤충 벤처 기업에 투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쿠시마현(?)의 한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일부 학교에서는 귀뚜라미 가루를 급식과 간식에 활용하고 있다.
고마쓰시마 고등학교에서는 귀뚜라미 분말을 반죽에 넣은 고기만두를 만들며 인구 증가에 따른 세계적인 식량 부족 문제를 공부하는 실습이 진행됐다.
실습 업체 그릴라스 관계자는 ‘고단백 곤충식’의 유용성을 역설하며 “곤충식이 당연한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상품 개발 및 홍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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