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가 ‘F-16 전투기’ 간절히 바라는 이유는?…“안성맞춤”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22일 09시 50분


코멘트
우크라이나가 F-16 전투기 지원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는 러시아군이 수백 대를 보유한 Su-35 전투기 등 4.5세대 전투기에 맞설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다음은 데이비드 프렌치 칼럼니스트의 글 요약.

지난 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기회에 전투기를 요청하는 이유를 확인해봤다. 국방장관, 외교장관, 사법기관 당국자, 경제부서 당국자들을 모두 만났다. 이들 모두 한 목소리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첨단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F-16 전투기를 달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미제 F-16 전투기를 원한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지역 및 인프라 개발 장관조차 만나자마자 F-16 전투기 지원 요청을 담은 문서부터 내놓았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이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문서다. 물론 레즈니코우 장관도 내놓았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면서 첨단 전투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F-16이 꼭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유럽 국가들도 자체 제조한 4.5세대 전투기들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전투기들은 성능을 세대로 구분한다. 냉전 시대 중반까지 개발된 초기 3세대 전투기들은 우크라이나에게 필요하지 않다. F-15 및 F-16과 러시아의 MIG-29 및 Su-27 초기 모델 등 4세대 전투기들은 냉전 시대 최고 성능의 전투기들도 현재도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가장 발전된 전투기들은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II 및 러시아의 Su-57 등 5세대 전투기들이다. 4.5 세대 전투기들은 스텔스 성능은 없지만 4세대보다는 성능이 크게 개선돼 첨단 전투기에 속한다.

현재 4.5세대 전투기들은 미국의 F-15, F-16, F-18 전투기와 유로파이터사 타이푼, 스웨덴 사브사의 JAS-39 그리펜, 프랑스 다소사 라팔 등이 있다. 또 러시아 Su-30 Su-34, Su-35도 4.5 세대로 러시아는 수백 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한 대도 없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제 4세대 전투기 수십대만 보유하고 있다.

●러 보유 4.5 세대 전투기엔 4.5세대 전투기만 맞설 수 있어
세대가 뒤지는 전투기들은 앞선 세대 전투기와 절대 맞설 수 없다.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의 Su-35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Su-29보다 5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4.5세대 전투기들은 보다 많은 첨단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최전선 지역에서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하고 영공 방어도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방이 지원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대공 미사일들이 성능이 뛰어나지만 이들이 방어할 수 있는 지역은 극히 제한돼 있다. 최전선과 대부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지역과 인프라스트럭처가 러시아의 공습에 취약한 것이다.

F-16 전투기는 영공 방어는 물론 원거리 러시아 지상군 공격 능력도 보유한다. 특히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전파 방해로 미국이 지원한 고기동다연장로켓(HIMARS)의 정확성을 떨어트리고 있기 때문에 F-16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밖에도 대공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공격하는 러시아 전투기에 맞서는데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F-16 수천 대 5세대로 교체 중, 지원 여력 커
우크라이나가 유럽 4.5세대 전투기가 아닌 미제 F-16 전투기를 원하는 이유는 이렇다.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유럽 4.5세대 전투기들 재고량이 너무 적은데 비해 F-16은 전 세계에 수천 대가 배치돼 있고 이들을 5세대 전투기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방위 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투기 지원이 확전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 소수의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으로는 러시아 본토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없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만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F-16은 B-1 랜서 폭격기나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폭기 등이 보유한 원격 공격 능력이 없다. 따라서 F-16은 우크라이나가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최전선 지역 공격 능력을 갖추는데 안성맞춤이다.

미국이 자체 보유 F-16이 아닌 유럽국 보유 F-16을 지원하기로 한 방침은 잘못이며 바로 잡혀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F-16을 지원하기로 한 정책은 옳은 것이다.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생존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에서 몰아내 러시아가 다른 곳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필수적이다.

안드리 자고로드뉵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나토 장군 누구라도 공군력이 없으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볼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을 넘어 승리하도록 지원해야만 우리가 바라는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