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밤중 한국공사 불러 “하나의 중국 원칙 지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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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국빈 방미]
한미 공동성명 속 대만 언급에 항의
관영언론 “핵우산, 또다른 위험 초래”

류진송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장(좌)가 27일(현지시간)  강상욱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 공사와 만나  한미 공동성명에  대한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
류진송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장(좌)가 27일(현지시간) 강상욱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 공사와 만나 한미 공동성명에 대한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
중국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 대만, 남중국해 문제가 언급된 데 대해 주중국 한국대사관 서열 2위 외교관을 한밤중에 불러 항의했다. 관영 매체들은 ‘워싱턴 선언’이 “추가적인 핵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28일 중국 외교부는 “류진쑹(劉勁松) 외교부 아주사(司) 사장(아시아 담당 국장)이 전날 밤 강상욱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불러 한미 공동성명에서 중국 관련 잘못된 표현에 대해 엄숙한 교섭을 제기하고 강렬한 불만을 표했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류 사장은 대만 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강조하며 한국 측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실히 지킬 것을 촉구했다고도 전했다. ‘중국 관련 잘못된 표현’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중국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고 밝히자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부용치훼(不容置喙)’라는 말을 써 외교 결례 논란을 빚었다.

당시와 비교하면 이번 반발은 수위가 다소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강 정무공사를 ‘웨젠(約見)’했다고 표현했다. 웨젠은 ‘미리 약속하고 만난다’는 뜻으로 타국 외교관을 불러 항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사 같은 대표급을 소환하는 ‘자오젠(召見·불러서 만나다)’보다 수위가 낮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이날 “윤 대통령이 방미 성과로 강조하는 핵우산은 매우 허술하고 부실해 보이며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이 미 핵잠수함을 상시 불러들이는 것은 늑대를 집 안으로 들이는 것과 같다”며 “북한이 ‘힘에는 힘’ 원칙에 입각해 전례 없는 대응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한미 정상회담#워싱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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