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국방부장에 美제재 대상 임명… 런민은행 총재는 유임 ‘경제안정 시그널’

  • 동아일보

양회 폐막… 주목받는 2人

13일 마무리된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부각된 인물 2명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상푸(李尙福·65) 신임 국방부장(장관)과 유임된 이강(易綱·65) 런민은행 총재다.

리 부장은 전날 발표된 중국 국무원(정부) 인사에서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으로 임명됐다. 미국 정부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리 부장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격을 높여 중용한 것이다.

리 부장은 중국 인민해방군(PLA) 무기 구매 및 개발을 담당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EDD) 부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미 정부 제재 조치를 받았다. 당시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한 것은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를 위반한 것이어서 그 책임자인 리 부장이 제재를 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부장은 미국 비자 발급, 미 금융 시스템 이용, 미 관할권 내 자산 보유가 금지돼 있다.

시 주석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 부장을 PLA 최고 계급 상장(上將)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이번에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대만 중앙통신사는 13일 “군사장비 전문가인 리 부장 중용은 미국을 능가하는 군사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는 시 주석의 목표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대만해협 문제 등을 놓고 미국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시 주석은 6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해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 포위, 억압을 자행해 중국의 발전에 전례 없이 심각한 도전을 가져왔다”고 이례적으로 미국을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리 부장 임명이 미중 간 군사 부문 대화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총재는 중국 안팎의 예상을 깨고 유임됐다. 2018년 중앙은행인 런민은행 총재에 오른 그는 올해 교체가 유력했다. 중국 소식에 정통한 홍콩과 대만 언론도 주허신(朱鶴新) 중신(中信)그룹 회장 등을 차기 총재 후보군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 총재 유임은 성장보다 안정을 중시한 시 주석 집권 3기 첫해 경제 방향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라인 투톱이 리창(李强) 총리,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로 바뀐 상황에서 중앙은행 총재까지 바뀔 경우 안정 기조 시그널이 시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급격한 금리 변동 같은 통화정책보다는 내수 확대를 중심으로 안정 기조 속에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는 얘기다.

#시진핑#중국국방부장#런민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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