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울지마, 우릴 구해줄거야”…4세 딸 재회한 父 결국 오열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20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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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속에서 구조됐지만 혼란 속에서 생이별한 부녀가 재회의 순간 서로를 꼭 끌어안고 울고 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
잔해 속에서 구조됐지만 혼란 속에서 생이별한 부녀가 재회의 순간 서로를 꼭 끌어안고 울고 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
튀르키예의 한 남성이 대지진으로 잃어버린 4세 딸과 재회하는 눈물겨운 순간을 담은 영상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대지진 속에서 살아남았지만 혼란 속 생이별을 했다가 극적으로 재회한 4세 소녀 가다 아이얀과 그의 아버지 아흐메트 아이얀의 사연을 보도했다.

아흐메트는 지진 발생 당시를 회상하며 “딸을 데리고 가족 모두 바깥으로 뛰쳐나왔지만 건물이 우리 가족 위로 무너졌다”고 했다.

아흐메트의 아내와 아들은 안타깝게도 잔해에 깔려 살아나지 못했다. 아흐메트는 잔해 속에 갇혀 아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괴로운 심정을 털어놨다.

불행 중 다행으로 딸 가다는 아흐메트의 다리 위에 누운 상태로 함께 살아남았지만 두 사람은 좁은 틈 사이에 끼여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잔해는 아흐메트의 목 부분까지 가득 차 올랐다.

잔해 속에서 나흘째 되던 날 아흐메트는 희망을 거의 잃어가고 있었다고 했다. 그의 발은 심하게 다친 상태였으며 고통도 심해져 갔다.

하지만 네 살 딸 가다는 아빠가 포기하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가다는 계속해서 “아빠 울지 마. 진정해. 구조대가 우리를 구하러 오고 있어”라며 희망을 불어넣었다.

가다가 “우릴 비추는 빛을 들여다봐”라고 말하던 그때 부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기적적으로 구조대가 그들을 발견하고 잔해를 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가다는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채 먼저 구조됐다. 30분 후 구조된 아흐메트는 곧 병원으로 이송됐고 가다는 복지 기관의 보살핌을 받게 됐다.

가다와 혼란 속에서 헤어진 아흐메트는 딸이 어디에 맡겨졌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딸의 사진을 올리고 “딸을 찾게 해달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
다행히 친척이 가다가 한 복지기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알게 됐고 부녀는 극적으로 재회할 수 있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방에서 딸을 기다리는 아흐메트의 모습이 보인다. 가다가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이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터뜨렸다. 아흐메트는 “내 딸아, 맹세코 내가 널 떠난 게 아니다”라며 흐느꼈다.

아흐메트는 “가다가 저를 살려줬다. 가다는 나의 영웅”이라며 딸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고 했다. 아흐메트는 “사랑하고 돌봐야 할 서로가 있다. 이것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있다”며 아내와 아들을 잃은 슬픔을 달랬다.

한편 19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유누스 세제르 국장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튀르키예의 지진 사망자가 4만689명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서북부에선 정부와 반군 측 사망자 집계가 수 일째 5814명에서 멈춘 상태로, 양국 전체 사망자 수는 4만6503명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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