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서 춤춘 죄…이란 커플 “징역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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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일 1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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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길거리에 춤추던 커플. @IranIntl_En 트위터 캡처
테헤란 길거리에 춤추던 커플. @IranIntl_En 트위터 캡처


이란 길거리에서 한 커플이 춤추는 영상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뒤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현지 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영국의 BBC 방송과 현지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의 기념탑 앞에서 춤을 추는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란 커플이 체포됐다.

이란 법원은 아스티아즈 하키키(21)와 약혼자 아미르 모하마드 아마디(22)에게 부패 및 국가 안보위협, 선동 혐의를 적용해 각각 10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인스타그램에서 2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향후 2년간 SNS 사용 및 출국 금지 처분도 받았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하키키와 아미르는 변호사도 만나지 못했고, 보석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하키키와 아미르가 히잡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로 광장에서 춤추는 영상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테헤란 길거리에 춤추던 커플. @IranIntl_En 트위터 캡처
테헤란 길거리에 춤추던 커플. @IranIntl_En 트위터 캡처


외신들은 이란 당국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 ‘히잡 시위’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란에서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장인 히잡을 거부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시위 참여자들이 이란 정부에서 금지한 여성들의 춤과 노래를 통해 간접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당국이 이 또한 진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제 인권 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이란에서는 히잡 시위와 관련해 최소 55건의 사형 집행이 있었다. 또 반정부 시위 혐의로 기소된 107명이 사형 선고를 받고 처형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란 의회는 ‘범죄 영상’의 촬영과 공유를 범죄로 간주하는 법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지 의회가 규정하는 범죄 영상에는 히잡 시위 관련 영상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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