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르코스 사흘 일정으로 방중…시진핑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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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3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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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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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3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영토 갈등과 미·중 사이에서의 균형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비행 직전 “시 주석을 만나길 기대한다”며 “양국 간 현안은 필리핀과 중국 두 친구 사이에 국한되지 않는 문제”라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작년 11월 태국 방콕 개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두 번째 이뤄지는 것이다.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필리핀 내 중국의 건설 활동과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 밀집된 중국 선박 문제 관련 우려를 제기했다고 필리핀 외교부는 전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남중국해에서 하고 있는 중국의 활동이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지난주 필리핀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6월 말 취임한 마르코스 대통령이 직전 정부가 취해온 미·중 관계에서의 스탠스를 조정하면서 이익을 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임 대통령은 중국과 관계를 좁히고 미국과는 멀어졌는데, 이 관계를 조정하면서 미중 양쪽에서 ‘러브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 “양국 관계와 공통 관심사인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에 집중할 것”이라며 “농업, 인프라, 에너지 ,문화 분야 협력을 촉진해 (협력) 황금 시대를 열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은 이미 캐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11월 필리핀을 직접 방문해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왔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이 공격받으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며 안보 동맹을 강조했고,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국이 존재하지 않는 필리핀의 미래를 그려본 적이 없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필리핀과 중국을 포함해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6개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에서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다. 중국어로는 난사군도, 필리핀은 칼라얀군도, 베트남 쯔엉사군도 등으로도 불린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에 7개 인공섬을 건설하고 지대공 미사일 등의 무기를 배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필리핀은 2013년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에 분쟁 조정을 신청해 2016년 “중국의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으며, 중국이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판단을 받아냈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1986년 ‘피플 파워’ 민주화 혁명으로 쫓겨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부친 마르코스의 하와이 망명을 도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5월 당선인 신분으로 한 연설에서 “외세에 영토를 한 치도 빼앗기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취임 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 라살대 레나토 크루스 데 카스트로 교수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극단적인 피봇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남중국해 관련 입장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며 “결국 중국의 목표는 우리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만 활동해야 한다는 기정사실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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