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미, 핵 공동연습 논의하나’ 질문에 “노(NO)” 일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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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에 복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용헬기에서 내린 후 사우스 론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AP/뉴시스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에 복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용헬기에서 내린 후 사우스 론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한미가 핵 공동연습(Joint Nuclear Exercise)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한국은 핵보유국이 아니다”며 핵 공동연습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미가 핵전력 공동 기획·연습을 논의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지금 핵 공동연습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미국은 핵 공동연습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핵보유국이 아니다”며 “미국은 한국에 모든 수단을 통한 확장억제력 제공에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이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핵무기는 미국 것이지만, 계획과 정보 공유, 연습과 훈련은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미가 미국 핵전력을 공동 기획·공동 연습(Joint Exercise) 개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이 한미 핵 공동연습 논의를 부인한 것은 현재 한미가 논의 중인 확장억제 공동연습이 핵 공동연습과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 공동연습은 핵보유국들이 핵무기 투하 등을 함께 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얘기다.

미국은 핵무기를 공유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실시하는 핵 훈련 ‘스테드패스트눈(Steadfastnoon)’에 대해서도 핵 공동연습이 아닌 ‘핵 억지 훈련’으로 규정하고 있다. 스테드패스트눈은 나토 회원국 전투기가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핵무기를 투하하는 사실상 핵 공동연습이다.

백악관 NSC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캄보디아 프놈펜 회담에 따라 북한의 핵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효과적이고 조율된 대응을 계획하라고 지시했다”며 “그것이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는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도상(圖上)훈련 등을 포함해 협력하고 있다”며 “이는 한미가 계획, 정보 공유, 연습, 훈련을 확대하고 있다는 윤 대통령의 언급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현재 논의 중인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주로 모의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 핵 공동연습 주장에 즉각 반박한 것을 두고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대한 한미간 온도차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국내 일각의 전술핵 재배치와 핵 공유 주장에 대해 “우리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라고 일축해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지난해 11월 한미안보협의회(SCM)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 전략자산이 새롭게 영구히 배치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략자산 상시 배치에도 선을 그었다.

토머스 컨트리맨 전 미 국무부 국축담당 차관보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윤 대통령의 언급은 분명하지 않다”며 “윤 대통령과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약속이 굳건하다는 것을 재확인하기 위한 노력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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