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콜로라도 총기난사범, 10대 때 동성애자로 몰려 온라인서 왕따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23일 1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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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성소수자(LGBTQ)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가 10대 시절 ‘동성애’가 언급된 유튜브를 비롯 온라인에서 따돌림을 당한 끝에 6년 전 개명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의 아버지는 아내를 폭행하고 마약을 수입한 혐의로 복역한 종합격투기 선수이자 포르노 배우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CBS뉴스 등에 따르면 용의자 앤더슨 리 올드리치(22)는 16세 생일이 되기 직전인 2016년 텍사스 법원에 개명을 신청했다.

이전 이름은 니콜라스 브링크다. 그가 개명을 결정한 이유는 브링크란 이름으로 온라인에서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6월 온라인에는 ‘닉 브링크(Nick Brink)’란 이름의 소년을 공격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용의자와 유사한 사진들을 올리며 그의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점과 돈이 없다는 점, 중국 만화를 보는 점 등을 조롱했다. 심지어 그의 이름으로 “아시아 동성애자들이 성추행 당한다(Asian homosexual gets molested)”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포함된 유튜브 계정이 개설됐다.

개명 신청은 이 같은 온라인 괴롭힘이 발생한 지 몇 달 뒤 이뤄졌다. 특히 서류는 그의 조부모에 의해 서명됐다는 점에 주목된다. 그의 조부는 공화당 소속 캘리포니아주 시장을 역임했던 랜디 보펠 하원의원이다. 2016년부터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으로 재직해왔으며, 이달 초 중간선거에 다시 도전했지만 패배했다.

조부가 이를 대신한 배경은 그의 부친이 용의자를 제대로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U.S.뉴스에 따르면 조부는 청원에서 “아이는 자신의 미래가 범죄 이력이 있는 아버지와 연관되고 싶어하길 원치 않는다”며 “아버지는 몇 년 동안 아이와 연락이 없었다”며 신청 이유를 밝혔다. 니콜라스 브링크에서 앤더슨 리 올드리치로 개명하면서, 범죄 이력이 있는 부친의 이름 애런 브링크의 ‘브링크’와 연관성 마저 없애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텍사스주 베어 카운티 기록에 의하면, 용의자의 부모도 개명에 동의하는 진술서에 서명했다.

용의자의 부친인 브링크는 아내인 로라 보펠에 대한 폭행 혐의를 포함해 광범위한 범죄 전력을 지닌 종합격투기 선수이자 포르노 배우다. 마리화나 수입 혐의로 2년6개월 간 복역했다.

이번 총기난사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6번째 대형 총기사건이다. 텍사스주 유밸디의 초등학교에서 21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로 최대 사건이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서장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57분께 성소수자 클럽 ‘클럽 Q’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1급 살인’ 혐의를 포함해 증오범죄로 기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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