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승기 잡은 우크라군…하늘에선 이란제 드론에 고전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24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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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지상에서는 승기를 잡고 있지만 하늘에서는 이란제 드론 공격을 막아내느라 고전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출명 쥬스라는 조종사가 지상 통제를 받으며 이란 드론을 찾아내려 출격했다. 그러나 거의 매일 그는 허탕을 치고 있다. 프로펠러를 달아 큰 소리가 나는 이란제 드론은 느리지만 생각보다 요격하기가 까다롭다. 지상 요격 요원 여럿과 전투기가 24시간 대기해야 한다.

조종사 쥬스는 “지난 주 너무 바쁘고 힘들었다. 요격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가지 국면으로 나뉘어 진행중이다. 동부와 남부의 지상전은 우크라이나군이 승기를 잡고 있지만 하늘에서는 러시아군이 장거리 미사일과 이란제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도시의 전력원과 인프라스트럭쳐를 파괴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지난달 드론 공격을 시작하자 우크라이나군이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종종 실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요격은 전투기, 대공미사일, 대공포 등 3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종사 쥬스는 드론을 찾아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레이더상에서 작고 느린 드론은 새나 고속도로의 트럭으로 오인되기 쉽다. 지상통제요원이 드론으로 의심되는 것을 찾아 조종사에게 알리지만 조종사는 허탕치기 일쑤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지난 8월 이란에서 구입한 샤헤드-136 드론의 70%가량을 요격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밝혔다. 지난달 13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처음으로 드론 요격에 성공한 이래 237기의 드론을 요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투기가 출격해 미사일로 드론을 요격하는 건 비용이 많이 든다.

자폭 드론이 현대전 무기로 빠르게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방공망 지원을 시급하게 요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의 요격 경험이 서방에도 귀중한 교훈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요격 실적은 괄목할 만하다. 한 MIG기 조종사는 우크라이나 중부 빈니챠 상공에서 샤헤드-136 5대를 격추해 국민영웅 칭호를 받았다. 그의 비행기가 파괴된 드론 파편에 맞으면서 탈출했었다. 호출명 카라야라는 조종사는 “짧은 시간안에 새 무기에 적응해 성공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파편에 맞은 뒤 빈니챠 상공을 벗어나 탈출함으로써 전투기가 교외 주택과 충돌했지만 숨진 사람은 없었다. 카라야는 뒤에 집이 부서진 곳을 찾아가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했고 용감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고 썼다. 그는 견장도 떨어진 낡은 조종사복 차림이었다. 그는 자신이 “부대를 떠난 탈영했었다”고 농담했다.

러시아군이 이란제 드론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했었다. 모든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상업용 드론을 사용해 표적을 식별하고 러시아군 참호에 수류탄을 투척했다. 또 미국이 스위치 블레이드 자폭 드론을 지원했으며 튀르키예제 바이락타르 TB2드론도 있었다. 이 드론은 크기가 크고 원거리에서 정찰하면서 유도 미사일을 발사한다.

지난 8월 미국은 일반 트럭에 탑재할 수 있는 작고 간편한 드론 요격 미사일을 9개월 안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뱀파이어라는 이 무기는 새로 개발된 드론 요격 무기로 대공포보다 사거리가 길지만 운반하기 쉬워서 드론 침투 길목에 신속히 배치할 수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수도 키이우가 드론 공격을 받은 직후 이스라엘에 대공무기 지원을 요청했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공습에 러시아의 협조를 받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다면서 대신 대공무기를 제외한 초기 경보체계는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란 드론이 우크라이나 공격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공격용으로 개발된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이 드론 위협 차단의 소중한 경험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이란 드론 요격에 필요한 중요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란 드론은 엔진 크기가 작아 비행중 소음이 매우 큰 것이 취약점이다. 키이우에선 경찰관 3명이 기계톱 돌아가는 소리를 내며 드론이 날아오는 소리를 듣고 소총으로 격추한 일도 있다. 드론을 요격한 올렉산드르 크라우축 경사는 드론의 속도를 계산해 드론 앞으로 탄창에 있던 30발을 모두 쏘자 75m 전방에서 드론이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저격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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