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버스타고 오라고?”…여왕 장례식 방침 논란에 한발 물러선 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3일 1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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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여왕 장례식 방문 전세계 정상 버스 이동
논란 되자 영국 정부 “가이드라인일뿐” 일축

12일(현지 시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타계 관련 지면을 담은 신문이 런던 지하철에 놓여 있다. 런던=AP 뉴시스


1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초청 받는 세계 각국 정상과 왕족은 전용기(機) 이용을 자제하고 장례식장까지 버스로 이동하라는 등의 방침을 발표한 영국 정부가 논란이 일자 한발 물러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총리 대변인은 13일 “(장례식) 안내는 가이드라인일 뿐”이라며 “각국 정상에 따라 다른 이동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미국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할 때는 전용기를 타고 런던 인근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용한다. 도로로 이동할 때는 각종 공격에 안전하도록 설계된 미 대통령 전용차 ‘비스트’를 타는 것이 원칙이다.

앞서 총리실 명의로 전날 각국 정상에게 장례식이 열리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라는 안내문이 발송되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안내문에는 공항 혼잡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전용기보다 민간 여객기를 타고 이동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최소 인원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각국 정상과 그 배우자 1인만 초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만 장례식에 참석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청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미 안보 전문가 티머시 밀러는 가디언에 “미국 대통령은 민간 여객기를 타거나 버스를 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러한 행사가 열리면 주최국이 정상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관례였으며 타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런던 주재 한 외국 대사는 “바이든이 버스를 탄 장면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며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특혜를 받게 될지, 받는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지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초청 여부에 관해 13일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백악관이 대통령과 영부인에만 해당하는 초청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다른 사람을 데려갈 수 있을지는 영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엘리자베스2세#영국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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