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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시신 불태우고 거리에 방치”…‘부차 대학살’ 참상 드러났다

입력 2022-08-09 13:56업데이트 2022-08-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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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기간에 저질렀던 ‘부차 대학살’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시신 458구가 발견됐고 그 중 9구는 어린이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 시간) “32일 간 자행된 살인을 조사하는 데에만 4개월이 걸렸다”며 참상을 전했다. 최근에도 부차 주민들은 마을의 빗물 배수구와 숲 등에서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고 3월경부터 우크라이나 키이우주(州)의 소도시 부차를 점령했다. 이 기간 러시아 군인들은 마을의 민간인들을 조직적으로 고문, 살해했고 4월 1일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서 퇴각한 후 그 참상이 드러났다.

부차 시(市) 당국은 8일 이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발견된 시신 458구 중 남성은 366구, 여성은 86구였다. 성별을 확인할 수 없는 시신은 5구였다. 신체의 일부가 파편만 발견된 시신도 1구 있었다.

이들 시신 중 9구는 18세 미만 청소년으로 드러났다.

시 당국은 “발견된 시신들 중 419구에서 총에 맞거나 고문당한 흔적, 구타당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외신은 러시아군이 부차 민간인들을 잡아 손을 뒤로 묶어 포박한 뒤 뒤통수에 총을 쏴 살해했다고 전했다. 시 당국은 “가해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 전범 재판에 세우기 위한 노력이 검찰에 의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발견된 시신들 중 39구는 외부의 충격 흔적이 없는 ‘자연사’로 보인다고 시 당국은 밝혔다. 그 중에는 러시아의 공습을 피해 지하실에서 자녀들과 숨어 지내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34세 여성, 여동생과 함께 살다가 여동생이 러시아 군에게 총살된 뒤 숨진 언니도 포함됐다. WP는 “순수하게 자연사라고 보긴 힘든 죽음들”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사망자 중 많은 수의 신원을 확인했으나 아직까지도 50여 구의 시신은 신원을 밝히지 못했다. 당국은 “러시아군이 위생 문제나 고문 은폐를 위해 시신을 일부 불태웠다”고 했다. 유골이 잿더미로 변해버려 DNA 감식도 불가능하다. 시신 대부분은 거리에 방치되거나 우물 속에 던져져 있거나 숲에 버려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표한 시신 규모에는 군인의 시신은 포함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군인 시신은 별도로 당국이 인수한 뒤 따로 집계한다. 러시아군 시신도 3구가 발견돼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에도 부차 주민들은 마을 숲과 배수구에서 시신 2구를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실종된 친척, 가족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당국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비를 세워 이들의 이름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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