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물가 9%도 뚫렸다… “연준, 27일 울트라스텝” 전망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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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 악화]
6월 9.1% 올라…시장예측 넘어서
IMF “美 경기침체 면하기 어려워”
성장률 전망, 2.9 → 2.3%로 하향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9.1%를 기록해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9%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음에도 오히려 시장 예측을 뛰어넘은 고물가가 나타난 충격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 시간) ‘자이언트 스텝+알파’ 수준의 강력한 긴축정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미 노동통계청은 식료품과 휘발유 값, 주거비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9.1% 올랐다고 밝혔다. 41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5월 8.6%보다 0.5%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전날 나온 시장 예측치인 8.8∼9.0%보다도 높았다. 에너지 지수 상승률은 41.6%로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 4월 이후 최고치였다. 식료품 지수 상승률도 10.4%로 1981년 2월 이후 최대치였다.


물가상승률 발표 직후 연준이 27일 기준금리 발표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넘는 울트라 스텝(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많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는 이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전날 90.6%에서 58.4%로 낮춘 반면 울트라 스텝 가능성을 9.4%에서 41.6%로 대폭 올렸다.

미 인플레이션이 4개월 연속 악화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주일도 안 돼 2.9%에서 2.3%로 하향 조정하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면하기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IMF는 4월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로 제시했다. 이를 지난달 24일 2.9%로 낮춘 데 이어 또 0.6%포인트 낮췄다.

美 ‘자이언트 스텝’에도 물가 9.1% 치솟아… 더 센 긴축 나설듯

美 6월 물가 41년만에 9% 돌파
물가 잡으려 금리 0.75%P 올렸는데 한달 전보다 물가 상승폭 더 커져
연준 “더 높은 금리 견딜수 있다”… 이달 한번에 1%P 인상 전망 늘어
IMF “美 물가 잡으려다 침체 우려”… 국제 유가 100달러 아래로 하락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년 만에 처음으로 9%를 돌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 27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뛰어넘는 초강력 긴축정책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5월 기준금리 0.5%포인트를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6월 0.75%포인트를 올렸음에도 오히려 6월 물가 상승률이 5월보다 0.5%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5월 상승률은 4월에 비해 0.3%포인트 높았기 때문에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8%대를 정점으로 인플레이션 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전망도 빗나갔다.

13일(현지 시간) 6월 물가 상승률 발표 직후 연준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41.6%로 크게 올렸다. 물가 상승률 발표 전에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을 9.4%로 내다봤다. 울트라 스텝 확률은 지난주까지 0%였다. 물가 상승률 발표 전 90.6%였던 이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상승률 발표 직후 58.4%까지 내려갔다. 자이언트 스텝도 인플레이션 억제에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한 연준이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 “울트라 스텝 가능성 40% 이상으로 급증”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1%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은 미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잡히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준이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모두 1.5%포인트나 올렸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팬데믹에 각국 정부가 뿌린 돈이 회수되지 않아 인플레이션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도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 상승률에 연준은 초강력 긴축정책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25∼3.5%로 올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1.5∼1.75%에서 1.75%포인트를 더 올려야 한다. 문제는 속도다. 기준금리 인상 폭을 정하는 FOMC 정례 회의는 7, 9, 11, 12월 등 총 4번 남았다. 시장은 7월 자이언트 스텝, 9월 빅 스텝(0.5%포인트 인상) 이후 두 번의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 봐 왔다.

하지만 고물가에 연준이 7월에 몰아서 인상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에도 빅 스텝 관측이 우세했지만 5월 CPI 상승률이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자 FOMC 위원들은 자이언트 스텝으로 돌아섰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미 경제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11일 “이번 FOMC에서 1%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지만 “미 경제는 더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다. 이달 말 초대형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 IMF, 3주도 안 돼 미 성장률 낮췄다

고물가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신호도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를 면하기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미국과 세계 경제의 경착륙을 전망했다. IMF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불과 18일 전인 지난달 24일 2.9%로 전망했다가 낮춘 것이다. IMF는 “미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경기 침체를 피하면서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는 것인데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잘못된 정책적 판단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 경기의 바로미터인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이 12일 4월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인 95.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유로 가치가 크게 하락해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 ‘1유로=1달러’가 됐다.

경기에 민감한 정보기술(IT) 빅테크의 감원, 구조조정 바람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 직원의 약 1%를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도 직원들에게 신규 고용 축소, 중복 부문 통합 등을 단행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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