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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英-佛-加 정상 “인권침해” vs 교황청 “환영”

입력 2022-06-27 03:00업데이트 2022-06-2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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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낙태권 폐지 판결]
‘美 낙태권 폐지 판결’ 글로벌 논쟁
미국 연방대법원이 24일(현지 시간) 임신 24주 이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례를 뒤집은 뒤 국제사회에서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정상들이 낙태 금지는 인권 침해라며 비판한 반면 바티칸 교황청은 “생명 보호가 개인 권리에 국한될 수 없다”며 환영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이번 판결은) 거대한 후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5일 트위터에 “낙태는 여성의 기본 권리로서 반드시 보호 받아야 한다. 미 대법원에 의해 자유를 억압받은 여성들에게 연대감을 전한다”고 올렸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어떤 정부나 정치인, 남성도 여성에게 임신을 강요할 수 없다. 여성이 느낄 두려움과 분노를 감히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성명을 내고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을 내릴 기본권을 박탈당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속상했다. 뉴질랜드는 최근 낙태를 범죄가 아니라고 보고 형사사건이 아닌 보건 문제로 취급하는 입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낙태를 죄악시하는 가톨릭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오랜 민주주의 전통을 지닌 큰 나라가 이 문제(낙태)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는 것은 전 세계에도 과제를 남긴 것”이라면서 “인간 생명 보호는 개인 권리에 국한된 채로 남아있을 문제가 아니다”라며 판결을 반겼다.

미국에서는 대법원이 낙태권 폐지 판결에 이어 피임 권리나 소수자 권리 폐지를 판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로 대 웨이드’ 판례 폐기에 찬성한 보수 성향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동성(同性)결혼, 피임할 권리 등과 연관된 다른 판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본권 제한은 적절한 법적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한 수정헌법 14조가 낙태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번 판결 근거를 피임권을 보장한 ‘1965년 그리스월드 판결’과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2015년 오버거펠 판결’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NYT는 “다른 권리들까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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